코이네 시사

유리상자 안? 요지경 속에서가 아니고?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6. 14. 23:15
>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종결짓고 오늘 담당 수사관이 기자들을 만났더군요. 그가 말하기를 마치 유리 상장에서 수사하는 것 같았다고 술회하였습니다. 다음은 관련기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홍 수사기획관 인터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례 브리핑을 중단했던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20일 만인 12일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 기획관은 "유리상자 안에서 수사한 것 같았다"며 노 전 대통령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는 "고인에 대한 명예도 있고 하니 그만 하는 게 좋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일단 핵심사항은 고인의 명예를 운운하며 그저 비켜가는군요. 검찰이 여기에 대해 입을 맞춘듯한 인상이 듭니다. 그리고 기자들과의 인터뷰 내용 역시 이전에 발표한 검찰의 내용과 전혀 어긋남이 없이 마치 꾀꼬리 따라하기처럼 그렇게 정확하게 반복하여 답변하는군요.

뭐, 별 기대도 안했지만..그래도 참 뒷맛이 아주 씁씁하네요.

박연차 게이트 사건 종결에 관한 검찰의 발표에 따라 오늘 언론들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첫째는 한국일보가 일입니다. 기사 제목이 "살아있는 권력, 태산이라도..어정쩡 끝내기"라는 제목을 보셔서 알 수 있다시피, 천신일 회장과 기타 여권관련 인사들의 죄는 털어서 혐의를 찾아내지 않아도 그저 보이는 혐의가 태산인데도 제대로 수사조차 하지 못했다는 비판입니다.

관련 기사 참고 하세요. 
http://media.daum.net/society/cluster_list.html?clusterid=26975&clusternewsid=20090613032509996

둘째는 CBS의 노컷 뉴스가 보도한 내용인데, 제목이 "검찰 수사 발표 반성이 빠졌다"입니다. 검찰의 발표에 대해 노전대통령 측의 공식입장을 제목으로 잡았는데, 그 말 속에 검찰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는 것이죠.

오늘 국회가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되었다는 보도도 있으면서 향후 정국이 정말 안개 속에 휘말려 버렸습니다. 예전 노무현 대통령 집권 초기 안개정국일 때는 조금만 지나면 된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홍수사관은 마치 유리상자 안에서 수사를 한 것 같았다고 말했는데, 제가 보기엔 요지경 속에서 수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결과도 이렇게 요지경과 같고, 앞으로의 정국도 요지경으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한 숨 한 번 쉬고, 제 본분을 찾아 하나님께 그저 기도합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버리지 말아 주옵소서. 제가 정직하고, 정의롭게 그리고 바르게 살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 그리고 이런 잘못을 고치겠습니다. 도와주소서. 그래서 요지경이 아니라 정말 유리상자 같이 투명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