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시사

국정화 찬성한다는 기독교인들 어떤 생각으로 찬성할까?

코이네 2015. 11. 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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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반대하는 김동호 목사의 페이스북에 국정화 찬성하는 기독교인들이 올린 댓글 분석


높은뜻숭의교회의 김동호 목사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글을 올렸다. 연 3일이나 연속 그는 반대의견을 피력했고, 많은 이들이 김동호 목사의 발언을 지지했지만 개중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댓글을 보면, 국정화를 찬성하거나 판단을 유보하는 기독교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수십 개의 비난 댓글을 유형별로 분류해 보았다.



김동호목사_페이스북


 

1. 목사는 정치적 발언하지 말라

 

댓글들에는 목사가 정치적 사안에 발언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되묻는 사람들이 있었다. 교과서 국정화가 정치·이념 논쟁임을 전제하고 말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목사라면 기도에 힘써야지 왜 공개적으로 발언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느냐고 했다.

 

"김 목사님, 자중하시고 말 줄이세요. 내 사상과 생각을 펼치기보다 주님의 생각을 구하고 말씀에 귀 기울이세요. 목사는 번지르르하게 포장된 말로 백성을 현혹하는 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교회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묵상하며 기도하세요."

 

"존경하는 목사님! 이런 말은 강대상에서는 말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외람되지만 묻고 싶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나님께서 목사님께 하라고 하셨나요?"

 

"친애하고 존경하는 목사님. 정말 주님이시라면 국정화 반대 여론을 이끄셨을까요.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주님을 이해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지만 과연 주님이시라면 그렇게 하셨을까요."

 

2. 현행 교과서가 좌편향 일색이기에 국정화해야 한다

 

가장 많이 발견할 수 있는 내용의 댓글이다. 이런 댓글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각종 역사 교과서 관련 유언비어들을 모아서 보여 주고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현행 역사 교과서를 집필한 사람들 대부분은 전교조 출신의 좌편향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쓴 역사 교과서는 북한 체제를 미화하고 있다', '국정화를 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독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내용도 제대로 모르시고 8개 교과서 논란에 휘발유를 부어 버리시는군요. 현행 교과서에 김일성을 미화하고 남한 정부를 부정하는 비성경적인 흐름을 고치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목적을 두고 지켜 주셨습니다. 리더들의 인간적인 실수가 하나님의 뜻을 훼손하지는 않았습니다."

 

"현행 교과서에 김일성을 미화하고 남한 정부를 부정하는 비성경적인 흐름을 고치려는 것입니다. 믿는 자들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주님께 묻고 처신해야 합니다. 통일 후에도 하나님은 많은 일들을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거치는 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나오지도 않은 국정화 교과서를 보지도 않고 독재니 친일이니 소설 쓰시고 계십니까. 하나만 여쭙니다. 노무현 정권 때의 국정화는 착한 국정화라서 아무 말씀 없으신 거예요? 정치에 관여하실 수는 있지요. 그러나 제대로 아시고 말씀해 주세요. 마치 화투판에서 하는 밑장 빼는 짓 같습니다. 독재가 나쁜 겁니까.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힙니다. 지금같이 법치가 무너지고 개나 소나 나대는 상황에서는 강력한 통치자가 나와서 잡아 줬으면 합니다."

 

3. 원색적인 비난

 

밑도 끝도 없다. 다만, 김동호 목사가 3일에 걸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글을 올린 것이 특정한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김 목사가 처음 올린 글에는 그리 많지 않았던 소위 악성 댓글이 둘째, 셋째 글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들은 김 목사가 자기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도 않은 데다, 반대 의견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언급한 것이 못마땅한 듯했다.

 

"목사님은 대한민국 국민입니까 아니면 북한 사람입니까."

 

"은퇴 후에 정치라도 하실 생각이신지요? 높은 자리에서 내려오셨습니다. 이제 뒷방 늙은이가 되실 차례입니다."

 

"목사님, 쓸데없는 짓을 하셨네요. 은퇴하실 때가 되시니 망령기가 벌써 시작이신가. 정말 한심하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 채 사설을 풀고 있으니 잘하면 어느 당 공천받아서 국회에 들어가겠네."

 

그러나 김동호 목사는 많은 비난에도 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첫 글에 실망을 표하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오히려 김 목사는 강도를 높여 가며 두 개의 글을 연달아 썼다. 게다가 세 번째 글은 꽤 비장한 각오로 마무리했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였으면 좋겠다. 그것을 지키기 위하여 늙은 내 피라도 필요하다면, 무섭지만 죽어야겠다."


*위 글은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원문->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0648 


김동호 목사의 글에  국정화를 찬성한다며 악성댓글을 다는 이들이 내지르는 말들을 보면 이들은 정말 현행 국사교과서를 제대로 분석한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지만, 실제 이들은 국정화를 하려고 하는 이들이 내세운 논리를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남이 하는 얘기를 앵무새 하듯 계속 반복하고, 사고의 폭을 넓힐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이미 이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고 하고 싶은 말만 골라서 이 말만 하겠다고 편향적으로 사고를 굳힌 사람들로 보인다.  안타깝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