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의 대화, 대화의 장벽은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못하는데서 온다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가출한 아이들에 대해 다루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집 나간 딸들을 애타게 찾는 부모, 그리고 청소년 쉼터에서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애타게 찾은 아이들이지만 부모는 이들과 어떻게 대화할 줄을 모릅니다. 힘겹게 몇 마디를 이어가다 다시 서로 다투게 되고 결국에는 높이 쌓여 있는 그 대화의 장벽 앞에 무너지고 말더군요. 아이들은 쉼터로 들어가고 부모는 아주 허탈한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는 비단 이 가정의 문제만이 아닐 것입니다. 왜 어른들은 아이들과 대화하면 결국에 다투게 되고, 감정의 골이 져서 도리어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일까요? 몇 가지의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첫째는 아이를 내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의 태도가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아이의 인생도 내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가 원하는 삶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바라는 대로 살아주기를 원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서로 갈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생을 더 많이 산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이 갖고 있는 꿈이라는 것이 그리 현실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구요. 또 부모가 이전에 하지 못한 것을 자녀를 통해 이루고 싶어하는 대리만족감도 있겠네요. 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살고픈데, 부모는 부모 뜻대로 살아주길 바라니 갈등할 수 밖에요.
성경은 이런 부모를 향해 충고합니다. 결코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도리어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맡겨주신 귀한 선물이며, 손님이라고 말입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주시는 인생의 목표가 있고, 이 소명에 충실한 권리와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이렇게 하나님의 뜻에 충실한 사람으로 잘 자라게 하도록 도와주는 존재이지 간섭해서 존재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둘째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능력이 없는 것이죠. 잘 듣는 것은 고도의 능력이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잘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말하는 요지를 잘 파악하고, 그 속에 담긴 말뜻을 알아채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훈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말을 중간에 끊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는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자기 말을 하려하죠. 그리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화를 내지 않습니까? 자기는 남의 말 듣지 않으면서 남은 자기 말 안듣는다고 화를 내니 어찌 안 싸울 수 있겠습니까?
셋째는 감정을 너무 무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은 사실 감정의 존재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성과 의지를 상당히 중요한 인격의 요소로 생각하면서도 감정을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하고 행동할 때,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감정입니다. 흔히 우리의 마음을 "지정의"라고 설명하는데, 어떤 말을 들을 때 먼저 감정이 반응합니다. 여기서 일단 걸러지는 것이죠. 이 감정은 도덕적이지 않습니다. 이 말이 옳으냐 그른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좋으냐 싫으냐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좋으면 수용적인 태도가 되고, 싫으면 거부하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일단 감정이 상하게 되면 거부하고, 아무리 옳지 않은 말이아도 일단 감정이 좋게 느껴지면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사람은 특히 감성적이기 때문에 "기분 좋으면 순교도 마다하지 않지만 기분이 틀어지면 천국도 안간다"고 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일단 존중하고, 아이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말을 조심해야 대화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단 잔소리나 설교라고 느껴지면 마음의 문을 꽉 닫아버립니다. 그건 아이들만 그런게 아니라 어른들도 그렇지 않습니까? 지혜로운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주어서 아이들로 하여금 내가 말해도 되겠구나 하는 신뢰를 갖게 합니다. 그러니 대화가 술술 풀리게 되고, 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것이죠.
아이가 부모와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막나간다고 하네요. 대화가 되면 지적인 수준이 높아지고, 또 공부하는 집중력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by 소토교회 코이네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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