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시사

시장 후보들에게 묻는다, 도시에 대한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

코이네 2010. 5.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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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후보들이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도시철학




이제 본격적으로 전국이 6.2지방선거 선거전으로 돌입한 듯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전에 터져나온 굵직한 사건에 묻혀 제 빛을 발하지 못한 채 너무 조용한 것 같습니다. 과열양상도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지만 이렇게 조용히 묻혀가는 것 역시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의 마음이 선거에서 멀어지게 되고, 투표율이 저조하게 되어, 기득권을 갖고 있는 여당에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갖게 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야당은 어떻게 하든지 이 한 달 안에 선거의 쟁점을 만들고, 국민들의 관심을 얻도록 해야하며, 특히 2030세대의 투표율을 높여야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 제 블로그를 통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바로 제가 이번 선거에서 뽑고자 하는 기준인 셈이죠. 제 글이 공감가시면 추천과 댓글로 표해주시기 바라구요, 이곳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의 첫번째 질문은 시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 묻는 것으로 "도시에 대한 당신의 철학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는가 하면, 얼마전 전세계의 도시 중 최악의 도시 중 하나로 서울이 꼽혔습니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서울을 두고 콘크리트 천국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갖는 행복감이 48% 정도라고 하였고, 여행온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여행하고픈 마음이 없는 도시라고 합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도시가 획일화되고 생동감이 죽어가고 있으며, 도시 안에서 갖는 지역적인 위화감이 극도에 이르고 있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건 지도자들이 도시에 관한 철학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아주 미미하기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제대로된 철학을 갖고 있어야 죽어가고 있는 도시를 조금이라도 회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철학이라면 무엇을 말할까요?

먼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부산을 다이나믹 부산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서울은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서울'이네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키워드와 실제 모습이 어느 정도 일치가 되어야 하는데, 그 간격이 크다면 이 키워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 것입니다. '맑고 매력있는 세계도시 서울'은 이번 평가로 인해 물건너간 구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 오세훈 시장으로 이어진 10년간의 서울은 매력없고 삭막한 인구만 많은 도시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이나믹 부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부산의 모습을 결코 역동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늙어가는 부산이라고 하면 맞을라나요. 이런 공염불을 외는 시장이 아니라 자신이 말하는 키워드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그것을 하나씩 이루어가는 실제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단체장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도시미학적인 관점입니다. 현재의 대부분 도시들을 보면 오직 한 가지 이슈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돈 되는 땅을 찾아 아파트를 지어라'입니다. 요즘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진행하다 용산참사로 덫에 걸린 뉴타운 건설도 따지고 보면 이거죠. 부산은 더 심각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버젖이 일어나고 있고, 이 때문에 도시가 기형적인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이죠. 사람들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가 이렇게 기형적이라면 그 영향 아래 살아가는 것이죠.

세번째 인간관계적인 면입니다. 도시는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입니다. 이 도시에서 가지는 행복감이라고 하는 것은 이 도시를 이루는 이들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집과 옆집에 누가 있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고립된 모양으로 살아가게 한다면, 그리고 함께 어울려 담소를 나눌 만한 장소도 없이 그저 홀로 고립된 채 그 삶을 이어가야 하는 곳이라면 이것은 비극은 땅입니다. 사람이 서로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체제, 그리고 그러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네번째는 자연환경과 교육입니다. 즉 이 도시의 미래에 대해 어떤 투자를 할 것이며, 다음 세대에 물려줄 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입니다. 내 대에 다 해쳐먹어서 더이상 후대에 남겨줄 것이 없다든지,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가야할 후세에 대한 교육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이 땅의 미래는 없는 것이죠.

이번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 여러분, 당신의 도시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세요. 혹 이런 생각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그저 권력욕이나 명예욕으로 도전하였다면 지금이라도 포기하세요. 시간 낭비 돈낭비입니다. 그 돈으로 좋은 일에 쓰시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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