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왜 신앙생활을 오래했는데 영적인 눈은 어두워지는가?

코이네 2012. 1.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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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3장, 엘리제사장의 비극,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는 어두워진 영적인 눈



사무엘상3장

어린 사무엘이 성전에서 엘리의 시중을 들며 생활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 시기에 대해 1절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을 때이며,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 갔다고 합니다. 그런 차에 하나님은 사무엘을 불러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시고 그를 이스라엘의 사사로 세워주십니다.

저는 한 가지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당시 엘리의 나이 90이 넘었고, 그는 무려 40년을 이스라엘의 사사로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사장입니다. 즉 정치와 종교를 아우르는 지도자였던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말년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눈이 어두어져 갔으며, 그의 지도력이 파탄에 이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가 우상숭배와 함께 그 생활이 도탄에 빠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사사로 40년을 섬기며, 평생을 하나님 섬기는 제사장으로 살았던 사람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눈이 어두워져 갔는가?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분식집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하는데 어찌 이런 개만도 못한 모습이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세월이 길고 깊으면 그 신앙도 깊고, 마음은 맑고 넓어지며, 그 도량은 하해와 같아야 정상인데, 그 반대의 상황이 되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당시 엘리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발견되어 집니다. 30년 40년 그렇게 목회를 열심히 해오신 목사님들이 도리어 편견에 사로잡히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보다는 정죄하고, 또 서로간의 이익 때문에 분열하고 미워하고, 하나님의 뜻을 살피기 보다는 개인의 안위에 더 큰 관심을 가져서 자신도 교회도 도탄에 빠지게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입니다.

요즘 한기총 사태로 교계 안팎이 아주 시끄럽습니다. 한기총은 원래 한국을 대표하는 개신교단의 총회장들이 모여서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로 모였다가 이것이 한국을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각 교단의 총회장을 지낸 인물들이라면 그 분들의 인품과 신앙에 대해 달리 뭐라 말하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분들이 모여서 한다는 일이 부정선거와 각종 편법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고, 또 그 성향 자체가 중심을 잃어 사회의 지탄이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회개하기는 커녕 교회를 분열시키면서까지 자신들의 기득권지키는 일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 교단도 그렇고 이런 한기총의 행태를 아는 교단과 신학교는 한기총 해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똥물을 뒤집어쓰고, 또 예수님 얼굴에 먹칠하는 일을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이죠.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예수 믿은 연수와 직위가 그 사람의 신앙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믿었느냐?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진심을 다했는지, 그리고 바르게 신앙생활을 했는지가 문제인 것이죠. 엘리는 말년에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성경에 상상력을 더해보면 몇 가지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경고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
엘리가 기도 중에 하나님을 만나지도 못하고 만날 생각도 않고 있으니 하나님은 선지자를 보내 경고하십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가슴이 벌렁거리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지만 엘리는 그런가 합니다.

둘째 현실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들들의 잘못을 알고 고민하고 있지만 엘리의 생각에 그래도 이만하면 됐지 않은가? 당시 엘리의 시대에는 큰 전쟁도 없었고, 특별한 위기 상황이 없는 점을 볼 때 엘리는 그런 상황에 만족하며, 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기만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순간 퇴보하게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죠. 내 아이들이 나중에 하나님의 징벌을 받아 지옥에 가든 그건 내 알바 아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때만이라도 별탈 없으면 괜찮다는 생각이 엘리를 더욱 안일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세번째는 자기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영혼과 육체는 하나입니다. 영혼이 쇠약하면 육신도 그렇게 영향을 받고, 영혼이 건강하면 육체도 그렇게 건강할 수 있습니다. 노년의 엘리는 비둔하여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버거울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도 경험해보지만 몸이 비둔해지기 시작하면 게으름이 찾아오고 이것은 곧 생활과 영적 나태함으로 이어집니다. 뚱뚱한 사람 모두 신앙생활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죠. 건강관리도 구약에서는 거룩함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삶의 열정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열정도 자녀를 교육하는 열정도 없는 그런 모습. 플라톤이라는 철학자가 노예에 대해 정의하기를 '사회를 위해 유용한 일을 하면서도 그것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통제에 따라 시키는대로 일하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엘리가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이죠. 엘리에게 만일 당신이 제사장으로서 그리고 사사로서 가장 뿌듯하고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던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제가 사사로 있는 동안 별일 없었던 것이죠."


by 소토교회 코이네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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