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제도, 새로운 입시제도 입학사정관제, 입학사정관제란 무엇이며,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는 대통령은 이렇게 자신감 있게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혔는데, 교과부는 이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교과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 100% 실시의 경우 교과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수석실과도 전혀 교감이 없던 내용"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곤혹스러워했으며, 이주호 교과부 차관은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제도 변화의 핵심이라는 차원에서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한다." 며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기에 바빴습니다. 대통령은 강조하고, 실무진들은 이를 축소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도 대통령과 실무진 간의 소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고, 그 덕에 대통령의 말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육정책의 핵심이라고 내놓은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아예 정책의 실효성마저 의심받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보여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1. 이 입학사정관제도가 학생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을 정도의 공정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내용이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제도의 이름만 있을 뿐 그 내용이 없는 현재로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이것이 대중적인 공정성을 얻으려면 꽤 오랜 시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도적 보완을 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시간적인 부분을 무시한 것이죠. 이런 경우 강제로 시행될 수는 있겠지만 곧 폐기되어버릴 시한부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2. 입학사정관들의 인력확보 문제입니다. 지금 현재 각 대학이 확보하고 있는 인력은 소수입니다. 대학들이 이 인력들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대한 의지에 따라 사정은 조금 달라지겠지만 현재를 본다면 대통령 임기말까지 전 대학이 100% 이 방법을 시행한다는 것은 완전 무리인 것이죠.
3. 입학사정관제는 현 입시방법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지 이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말까지 현 입시정책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우수인력이라고 계속 내세우는 분야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의 수준입니다. 지금도 그 수준이 낮다고 불평이 많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1학년 과정에 난이도를 높이는 필수과정을 두고 있는 형편입니다. 입학사정관제는 수능능력보다는 다양한 학업성취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지금보다 학업수준을 높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즉 현실적으로 대학이 원하는 학생과 제도가 양성하는 학생 간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진학을 압둔 학생들의 혼란과 현실적인 제약입니다. 입학사정관제의 중점은 입시학생의 자기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각 학교마다 이 설계서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다릅니다. 즉 다양한 자기설계를 위한 자유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교육환경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학교 체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이 엄청나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0교시에서 야자까지 이어지는 현 체제에서 얼마만큼 자유롭게 자신을 개발해나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이게 얼마나 헛된 구상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는 이와 연계된 학교 현장의 변화입니다. 이미 우리 학교는 수능과 입학시험이라는 체제에 정초점으로 모든 것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일단 교사들이 그 체제에 맞게 훈련되어 있고, 그렇게 준비된 사람입니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제로 입시제도가 달라지게되면, 현 학교의 교육방법과 운영체제가 완전히 탈바꿈되어야 합니다. 수업에 관한 것뿐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자유와 봉사활동을 위한 시간적이 배려가 충분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건 가히 학교현장의 혁명이 일어나야 할 상황인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정착되기만 하면 우리의 학교현장은 혁신이 아니라 정말 혁명이 일어날 정도로 달라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책운영이 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현 대통령의 업적물로 치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되다가 새순이 돋아나기도 전에 고사해버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급한 마음은 알겠으나,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이 정책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히 그 과정을 밟아나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 광혜원
사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병원인 광혜원입니다. 이 작은 건물이 세브란스병원으로 성장하며, 이를 기점으로 현대의료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렸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빠른 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걸려야 제대로 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특히 교육은 그렇습니다. 이 이치를 대통령이 잘 아셨으면 합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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