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의 사회생활, 잘 놀아도 경건할 수 있는 것인가?
기독교인들이 잘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마 노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건전한 곳이나 어디서건 논다고 하면 뭔가 내가 잘 못하고 있는 것 같고, 기독교인이 이래서 되는가 싶은 그런 자책감도 든다. 잘 논다면 뭔가 경건하지 않게 여기는 풍조, 이렇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유교 영향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락을 하는 것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겼고, 이것을 경건하고 거룩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가 갖고 있는 탈세속적 경향이 덧붙여져서 기독교인이 되면 세속적인 오락이나 놀이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불문율 비슷한 것이 생겨버린 것이다.
이런 경향이 시간이 좀 더 지나게 되자 기독교인은 세속적인 놀이를 삼가야 하고, 노는 것은 죄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어,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들이나 모두 기독교인은 재미없게 산다는 것이 일상 공식화되어 버린 상황이다. 그래서 좀 튀게 놀거나 어울리면 "당신 기독교인 맞소?"라는 질문을 어김없이 받게 된다. 이 때문에 교회에 처음 오신 분들이나 놀기 좋아하는 청년들은 여간 갈등이 쌓이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놀고 싶은데 함께 놀 사람이 없고, 세속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놀면 마치 죄짓는 기분이 들고 죄책감마저 느껴져서 힘든 것이다. 필자도 회식자리에서 목사 딱지 떼어내고 같이 어울려 막춤과 남행열차를 열창했더니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순간 내가 실수했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심하시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모든 오락을 금하시고, 그렇게 재미없게 살아야한다고 명령하시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도리어 이런 부분을 이해하시며, 과도한 오락에 빠지는 것과 불순하고 잘못된 문화를 삼가하도록 하신 것이다. 그래서 안식일 규정에도 보면 안식일만은 오락을 금하고, 좀 더 하나님과 깊은 관계 속에서 거룩함과 경건함을 찾아야 한다고 규칙을 정해놓으신 것이다. 오락은 우리의 삶을 활기차게 하고, 또 생활의 원동력이 된다.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단지 일만 한다면 그는 곧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탈진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교회 중의 하나가 윌로우크릭 교회이다. 이전 클린턴 대통령이 그 교회를 출석했다고도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열린 예배라는 새로운 예배 형태를 보급한 곳이기도 하다. 이 교회를 설립하여 이끌어가는 이가 빌 하이벨스 목사이다. 그런데 이 양반에게 큰 위기가 찾아왔다. 탈진 상태에 빠진 것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과 허탈감이 몰려왔고,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그는 깊은 묵상을 통해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폈다. 그리고 자신이 너무 목회 사역에 몰두한 나머지 자기 관리의 균형을 상실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제나 영적인 것만 생각했지, 인간의 삶을 통제하는 육체적, 영적, 감성적 계기판이 있음을 알지 못해, 결과적으로 육체적, 감정적 계기판이 한계에 다다라, 적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취미생활을 개발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과 즐거운 교제의 시간을 가지며, 또 혼자 지기에 버거운 목회의 짐을 다른 동역자와 팀을 이루면서 그 위기를 극복하였다고 한다. 건강한 신앙생활은 육체와 감성과 영혼이 이렇게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이다.
공원에서 배트민턴을 즐기는 자매
by 소토교회 코이네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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