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성폭행,일어나서는 안될 일을 당한 딸에게 야곱은?

코이네 2012. 10. 10. 18:06
>

창세기 34장, 성폭행을 당한 야곱의 딸 디나, 성폭행 당한 딸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창세기 34-35장

 

에서와 극적인 화해를 한 야곱은 천천히 아버지 이삭이 있는 곳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이제 가장 큰 어려움을 해결했고, 모든 것이 해피앤딩이 될 듯 한데, 예기치 않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바로 야곱의 딸 디나가 그 지역의 족장에게 그만 강간을 당하게 됩니다.

 

낯선 곳에 오자 야곱의 딸 디나는 호기심에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여인들을 보고자 마을 나들이를 갔는데, 그만 그 지역의 족장 세겜의 눈에 띄었고, 성폭행을 당한 것입니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고, 이 일로 인해 야곱은 큰 상심에 빠집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딸을 보면 당장이라도 칼을 들고 일어나 쳐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에겐 그만한 힘이 없었습니다. 그의 아들들이 다 돌아왔을 때 이 일을 상의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러던 차에 일을 저지른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반해서 청혼을 해옵니다. 그리고 무슨 요구라도 다 들어주겠다고 하죠. 야곱과 그의 아들들은 그들도 자신들처럼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였고, 그 제안을 받은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은 흔쾌히 그 요구를 받아들여, 자기 부족 사람들에게 모두 할례를 받게 합니다. 할례는 지금의 포경수술과 같은 것인데, 사흘쯤에 가장 통증이 심하죠. 그러자 야곱의 아들 중 레위와 시므온이 칼을 들고 나가 저항할 수 없는 그 부족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리고, 약탈을 자행합니다. 이 때문에 야곱은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죠.

 

 혈기를 참을 수 없었던 두 아들 덕에 잘못하면 그 지역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몰려 멸문지화를 당하게 생겼던 것입니다. 문제가 점점 더 커지게 되었고, 마침내는 수습불가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벧엘로 올라가 단을 쌓고 제사를 지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전 야곱이 하나님께 했던 그 약속을 지키라고 하시며, 야곱으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주십니다.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창35:4)

 

1. 디나

 

디나는 기록된 것으로 보면 야곱의 외동딸입니다. 열 한 아들 사이에 있는 외동 딸, 얼마나 이뻤을까요? 아마 디나는 그렇게 고생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그런 나이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 허락도 없이 호기심에 그 마을을 구경하고 다녔고, 그 족장의 꾀임을 받아 그 집으로 갔다가 험한 일을 당했습니다. 세상 무서운 줄 알며 스스로 조심했으면 좋으련만 이 세상은 그렇게 안전하질 않습니다. 하지만 디나는 피해자입니다. 악한 일을 당해 보호를 받아야 할 연약한 여인입니다.

 

그런데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면 도리어 이런 피해자가 손가락질을 받기도 합니다. 이전 밀양에서 고교생들이 여학생들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그 여학생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여자들의 행실이 어떠했길래 이런 꼴을 당하냐며 도리어 여자아이들 탓으로 사건을 돌렸다가 문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약하다는 이유로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하나님의 정의가 없는 무법한 세상일 것입니다.

 

2. 세겜

 

이 사람은 당시 그 지역을 다스리는 족장이었습니다. 아마 외모도 꽤 준수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디나가 호감을 갖고 그를 따랐겠지요. 돈도 있고, 권력도 있고, 힘도 있고, 능력도 있고, 권세도 있고..한 마디로 모든 것을 다 갖춘 부족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두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정욕을 참지 못하였다는 것과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이 저지른 일로 그 여인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을지 그리고 그 가정이 얼마나 큰 수모와 분노를 가질지 생각이 없었던 것이죠. 자기는 이 정도의 일을 저질러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할지는 생각지도 않구요. 그런 비극은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세겜과 같은 착각을 하며 살아갑니다. 윤리와 도덕을 그렇게 자기중심으로 하다보니 이 세상에는 세겜과 디나의 비극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그는 청혼을 하기 전에 먼저 디나에게 진정이 통하는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용서를 받아야 했지만 그 과정을 빼버렸습니다. 그랬기에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이죠. 만일 성공적으로 결혼하였다 하더라도 그는 디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보다는 성적인 존재에 머물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3. 야곱

 

이 사건에서 우리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또 하나의 존재가 바로 야곱입니다. 그는 먼저 상처입은 딸을 보살피지 못하였습니다. 딸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을까 생각하지 못하고, 가문을 생각하고, 자신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세겜을 찾아가 시시비비를 가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 것이죠. 힘이 없어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못난 아버지입니다. 지금 상처받은 딸에게는 그 어느때보다도 자신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는 아버지가 절실했는데, 아버지에게 마저 버림받은 처지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4. 레위와 시므온

 

그 아버지와는 달리 열 한 아들 중 레위와 시므온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죄를 범한 세겜 사람들을 몰살시켜버립니다. 그리고 그 집에 있는 자신신의 동생을 다시 집으로 데려온 것이죠. 그렇게 한 이유가 무엇인가 보니, 무시 당한 것에 대한 복수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이렇게 무시하는 이방인들에게 사랑스런 자기 여동생을 맡길 수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 지방 사람들에게 할례를 받게 해서는 움직이지 못하는 그들을 완전 도륙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아타깝게도 이들 오빠에게도 디나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강간당한 동생의 미래에 대해 전혀 돌아보거나 생각하질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자신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시킬까 하는데 골몰해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수천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이 현재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슨이유일까요? 우리 사회 역시 세겜과 야곱 그리고 그 아들들과 같은 행동은 하면서도, 정작 상처입고 보호받아야 할 디나는 외면해버리거나, 이용해먹고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잊어버리는 것이죠. 이 땅엔 참 많은 디나들이 있습니다. 디나가 마음놓고 마을을 구경할 수 있고, 또한 변호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꿈꾸어봅니다. 

 

 

 

by 소토교회 코이네 박동진 목사

 

 

 

처가살이 하는 야곱 부자가 된 비결 

처가와의 갈등 야곱은 어떻게 풀어갔을까? 

야곱의 슬픔, 사랑하는 두 사람이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