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이야기

깡촌 출신 목사에게 시집 온 세련된 도시 처녀

코이네 2015. 6. 30. 21:15
>

깡촌 출신 목사에게 시집온 세련된 도시처녀

 

 

나는 깡촌 출신이고 아내는 그래도 대처출신이다.

동갑인데도 내가 살았던 어린시절을 이야기하면 아내는 참 신기해한다.

 

대학교 때 만났다.

아내는 참 세련되어 보였다.

대학생이 되었지만, 가난의 굴레 때문인지 나는 그야말로 촌티가 팍팍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그런 나를 상하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

 

 

고병호 목사부부발안반석교회 고병호 목사과 사모님

 

 

나를 만나면서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아내는 자연스럽게 함께 목회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 남자가 좋았고, 그 남자의 소명을 자신의 소명으로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것이다. 어릴적 꿈이었던 교사직을 내려놓을 정도로.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온, 그 동안의 아내의 삶은 고달팠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기보다 남편의 소명에 따라 움직인 삶이기에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 그것을 보는 나도 미안하고 속상하기는 매한가지였고...

 

"할머니가 되기도 하고 아줌마가 되기도 한다."

 

최근 아내가 한 말이다.

교인들이 아주 간혹 아내에게 그야말로 가벼운 옷가지를 선물할 때가 있다.

당연 섬기시는 분들의 연령이나 선호에 따라 색상이나 디자인이 결정된다.

그러기에 때론 할머니 스타일의 옷을 입을 때도 있고, 아줌마 맵시의 옷을 입을 때도 있다.

그것을 그리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그리 말하는 아내의 표정이 해맑기만 하다.

 

 "참 감사하다, 이런 사랑을 받아서!"

 

아내가 꼭 하는 말이다.

 

아내가 이제는 더 이상 남편의 소명에 끌려가지 않고,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소명을 따라 살아가는 또 다른 한 명의 목회자가 된 것인가,

하여 참 기쁘다.

 

 

*이글은 발안반석교회 담임목사이신 고병호 목사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