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이삭의 결혼,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한 지혜로운 종의 기도

코이네 2011. 10. 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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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35장,이삭의 결혼, 며느리를 구하는 아브라함,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한 종의 기도


창세기 24장

 

동양문화권에서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하여 사례(四禮)를 치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례란 곧 관례.혼례.상례.제례를 말하는데, 그 중에서도 인륜지대사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혼례입니다. 결혼은 그만큼 인간사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께서 직접 제정하신 두 가지를 가정과 교회라 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런 중요한 인륜지대사를 아브라함 가정에서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 아들 이삭이 그만큼 장성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25장 20절에 보면 이삭이 나이 마흔에 결혼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흔이면 엄청나게 늦은 시기입니다. 당시 조혼의 풍습을 생각해본다면 이삭의 결혼은 늦어도 엄청나게 늦은 것이죠. 이유는 성경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며느리를 맞이하는데 아브라함이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더 지체할 수 없게 되어 가장 신임하는 종을 불러 맹세를 시키고 그를 메소포타미아 땅, 자시의 고향으로 보내어 며느리감을 찾아오게 합니다. 이렇게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종, 그런 동역자가 있다는 것도 아브라함의 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브라함은 그 종을 보낼 때 몇 가지의 조건을 제시합니다. 첫째 가나안 땅의 여인은 안된다. 둘째 메소포타미아 땅에서 적당한 처녀를 구하되, 셋째 아들을 그리로 데려가서도 안되며, 넷째 이곳으로 시집오지 않겠다면 안된다.

그러면서 두 가지를 곁들여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가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머물러 살도록 명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하나님의 사자가 네 앞서 가서 너를 인도할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이처럼 아브라함은 아들 결혼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신앙에 두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그 말을 듣고 메소포타미아 땅으로 길을 떠나, 마침내 한 우물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종은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여기에 물길러 오는 처녀들에게 제가 물을 달라하겠습니다. 그 때 그 여인이 제게 물을 줄 뿐만 아니라 제 낙타에게도 물을 준다면 그녀가 바로 하나님이 선택한 여인으로 알겠습니다." 기도가 상당히 구체적이죠. 때로 구체적인 기도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 기도를 보면 종이 상당히 지혜로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주인의 며느리감으로 친절과 배려의 마음씨를 가진 여인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당시의 우물물은 우리처럼 쉽게 물을 도르레로 끌어올리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땅 속 깊이 파헤친 곳을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물을 길러 와야 하는 것입니다 . 어떤 곳은 그 깊이가 25미터에 이르는 곳도 있습니다. 그 컴컴하고 음습한 곳을 걸어내려가서 물을 길러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물을 나그네에게도 줄 뿐 아니라 함께 한 낙타에게도 준다는 것은 여간 친절해서는 힘든 일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여인이 배필이 되면 좋을까? 사람마다 기준이 있는데, 아브라함은 일단 신앙을 가장 우선으로 보았고, 주인의 마음을 잘 아는 종은 친절과 배려심이 깊은 사람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가문과 미모, 재력, 인종 뭐 기타 등등의 순서가 되겠죠?

그런데 종이 그런 기도를 드린 지 얼마되지 않아 한 처녀가 우물가에 와서 물을 길렀습니다. 그 때 그는 다가가 물을 달라하는데, 그녀는 친절하게 종에게도 물을 주고, 곁에 있는 짐승들에게도 물을 줍니다. 종의 기도가 응답이 된 것이죠. 이때 종은 이 여인임을 확신하고 그녀에게 패물을 주며, 그녀의 집을 묻고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알고보니 그녀는 아브라함의 조카딸입니다. 당시에는 근친 결혼이 자연스러울 때이기에 며느리가 남이 아니라는 것이 도리어 더 잘된 일인 것이죠. 그래서 그 종은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나의 주인에게 주의 인자와 설실을 끊이지 않으신 하나님께서 길에서 나를 인도하사 내 주인의 동생 집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이후 혼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마침내 그 여인은 결혼을 하기 위해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 나서게 되고, 이삭은 그 여인과 결혼하였습니다. 그녀의 이름이 바로 리브가입니다. 재밌는 것은 그녀는 마음만 착한 것이 아니라 미모 또한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었다는 겁니다. 이삭은 자신의 조카와 결혼을 하게 된 셈이죠. 만일 종이 리브가의 행동을 보고도 혹시 이 여인 말고도 더 좋은 다른 여인이 있지 않을까 하고, 그 우물에서 또 다른 여인을 기다렸다면 어찌 되었을까요? 우린 종종 이런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습니다. 믿음에 근거하지 않고 내 욕심을 따르다 보니 하나님이 짝지워주신 짝을 놓쳐버리는 것이죠. 주님이 응답해주셨는데도 그것이 주님의 응답인 줄 모르고 불평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이삭의 결혼에 관해 성경은 재밌는 세 가지의 에피소드를 공개합니다. 먼저 아브라함이 리브가를 처음 만날 때 이삭은 들에서 묵상하고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결혼에 대해 이삭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죠. 둘째는 그녀를 어머니의 장막으로 이끌어 사랑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리브가로 하여금 아브라함 집안의 실질적인 안주인이 되게 하였다는 것과 하나님이 짝지워주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함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부는 어떻게 만났든간에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요즘은 대부분 연예결혼 풍습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런 연에결혼이 일반화된 기간은 기껏해야 100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가 짝지워주면 그렇게 알고 살았던 것이죠.

이전 제 후배 중에 부모가 짝지워준 결혼을 한 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좀 측은한 마음이 들어 잘 지내냐고 물었더니 이 친구 하는 말이, "우린 결혼해서 연애합니다. 요즘 행복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사랑하기에 결혼하기도 하지만 결혼해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도 귀한 일인 것이죠. 그리고 이 결혼을 통해 이삭은 모친의 죽음에 대한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슬픔도 사람때문에 일어나지만 그 슬픔을 이길 힘도 역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죠.

리브가가 집을 떠날 때 그 가족들이 그녀에게 이런 축복을 하였습니다.

" 너는 천만인의 어머니가 될찌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문을 얻게 할찌어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