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교육

조기유학하고 돌아온 아이에게 닥쳐온 예기치 않은 복병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2. 1. 20:41
>

조기 유학, 조기유학의 문제점과 후유증


 

 

지난 글에는 제가 우리 아이 어학 연수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더 많은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 우리아이 어학연수 보내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한 사연


오늘은 조기유학에 대한 후유증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역시 제가 경험한 것이 아니고 제 주위에서 유학을 다녀온 이들을 보고 느낀 점들입니다. 물론 유학생활로 공부를 잘해온 이들도 많지만 저는 조금 부정적인 부분을 말하고자 합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의 정보는 많이 있으니, 저는 실패하거나 조금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크게 세 가지를 짚고자 합니다.

1. 조기 유학에 따른 아이들의 심리적인 불안과 행동 장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 레드코이아라는 분이 댓글로 잘 설명해주셔서 그분의 말을 그래도 인용해봅니다.

"... 결론을 말씀드리면, 중학생 까지의 학생들이 외국에 이년 이상의 생활을 하고 본국에 귀국 했을때, 적응 문제 부분에서 상당히 큰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어른들의 경우는 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하지만, 아동들의 입장에선 조금의 따돌림이나, 이질감은 생활 자체에 큰 근심과 불균형을 만들게 되고, 이런 이유때문에 본국에 적응 못하고, 다시 타국으로 유학을 가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리고, 적응을 떠나서 이년 이상의 블랭크가 있다면, 개인의 정체성. 특히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서 해외에서 꽤 오랜 시간 거주를 한다면, 자국에 대한 이해도 부족, 자신 스스로 어느나라 사람인지에 대한 정체성 혼란 때문에 어떤 사회에도 주변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일본의 이야기이며, 한국에서의 학습결손도 무시못합니다. 한국의 교과커리큘럼은 세계 독보적인 최고수준입니다. 학문의 나선형교육과정을 생각한다면 한국의 교육과정이 가장 깊은 수준까지 공립학교에서 수업을 하기때문에, 해외에서 학업을 하다가 한국에 돌아오면 학업의 수준에 적응을 못하는 문제, 그리고 한번 쳐지면 따라잡기 힘든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위에도 중학교 1학년때 유학가서 3학년에 다시 돌아온 아이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 다시 외국인학교로 진학하여 공부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물어보니 정말 힘들다고 하더군요. 


2. 한국어에 문제가 생겨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조기 유학 보내는 이유는 참 많습니다. 그 중 제 주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사례는 어릴 때 외국 경험을 하도록 하자는 것과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가야만 하는 경우, 국내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은 마음으로 보내는 경우, 그리고 가장 많은 것이 어릴 때 영어를 제대로 배우게 하자는 의도에서 보내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외국에 유학을 보내서 그곳에서 계속하여 대학진학하고 직장을 구하여 그곳에서 살 수 있으면 괜찮은데, 다시 돌아오는 경우에 의외의 복병을 만납니다. 바로 한국어 능력이 엄청 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몇 년 외국에서 공부하다보니 영어실력은 상당한데, 문제는 한국어실력이 뒤를 받쳐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우리 국어 교육과정으로 보면 중학교 3학년 정도에 한자어와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옵니다. 중학교까지만이라도 충실히 했다면 그마나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 전문서적은 물론이고 조금 어려운 내용의 책을 읽을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의사소통이야 되지만 조금 깊이있는 학문을 하려면 한국어를 다시 공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실례로 얼마전 고등학교 때 캐나다로 유학을 가서 대학과정을 마치고 귀국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제가 수업 때 영어로 된 원서를 번역하여 발제를 해야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좀 번역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영어로는 술술 읽어가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한국어로 옮기는데 어법은 엄청나게 틀리고, 문맥도 말이 안통하고, 해당하는 단어를 찾지 못해서 우왕좌왕하더군요. 그래서 서로 묻고 답하는 식으로 번역한 것을 완전 새롭게 고쳤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학의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살아도 이해되지 않는 말에 정말 힘이 들더라는 것입니다. 마치 자기가 처음 캐나다에 가서 수업들었던 그 어려움이 이제는 다시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죠. 두 번 외국에서 공부하는 경험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3. 진로의 어려움 

우리 생각에는 유학다녀오면 진로에 더 큰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기에 유학 다녀온 아이들은 한국어와 한국의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 한국사회에서 그 진로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외국에서도 특별나게 뛰어나지 않는 한은 그곳에서 직장을 구하고 생활한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성공하는 경우는 겨우 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외국 사회에서 적응하기도 어렵고 한국에 와서도 어렵다는 것이죠. 

제 아이도 지금 중3입니다. 이 녀석 가진 꿈이 있는데 이미 외국에 유학갈 것까지 계획을 다 세워놓았더군요. 그 계획을 그 분야의 전공자에게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그 분 대답이 유학은 대학을 마치고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이유는 아예 외국에서 살 생각이라면 몰라도 다시 한국에 들어올 것 같으면, 아무리 그 분야의 최고가 되어 돌아와도 우리나라의 풍토가 아직은 학연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발붙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죠. 대학을 마치고 나갔다가 돌아오면 그만큼 활동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