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신앙

난 우리 애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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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신앙교육, '내가 다시 자녀를 키운다면', 시험 전 자녀를 위한 아빠의 기도



이전에 제가 읽었던 아주 감명깊은 책 중의 하나가 "내가 다시 자녀를 키운다면" 이라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소제목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나는 자녀를 위해 기도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지 않겠다니? 의구심을 갖고 열심히 읽어보니 그 말에 수긍이 갔습니다. 무슨 내용인고 하니 나는 내 의도대로 자녀가 자라도록 기도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애만 잘되게 해달라는 이기적인 목적으로 기도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아이를 키우는데 또 하나의 좋은 관점을 갖게 하였고, 작은 실천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제 큰 딸이 올해 중3입니다. 아장아장 걷다가 재롱 피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변신을 했는지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 첫 시험 때, 딸에 제게 기도를 부탁하더군요. “아빠, 세게..알았지?” 그래서 딸의 요구대로 빡세게 기도해줬습니다. 하나님께서 안 들어주심 안 될 정도의 압박감을 실어서 말입니다.


  “주님, 오늘 우리 딸이 중학교 첫 시험을 칩니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공부한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해주십시오. 침착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시험에 임하여 실수하지 않고, 정확하게 답을 쓸 수 있도록 해주셔서, 시험을 마친 후 후회가 없게 해주소서. 혹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몰라서 찍어야 할 때면 정답을 찍을 수 있게 하옵소서”

 여기까지 기도할 땐, 이녀석 중간 중간 “아멘” 하더군요. 아빠의 기도가 아주 흡족하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제 기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 딸과 함께 시험 치는 모든 학우들에게도 하나님께서 동일한 은혜를 주셔서 모두가 시험 잘 치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서 함께 기도하던 아내가 웃기 시작했고, 딸은 어의가 없다는 듯이 저를 바라보더니 “아빠, 이건 아니잖아” 그러면서 웃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시험 치기 전에 기도할 때는 “아빠 마지막은 아니야 알지?” 꼭 이 요구를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아빠로서 꿋꿋하게 딸의 미움을 감수하면서, 꼭 그 마지막 문구를 넣어 기도를 마쳤습니다.


며칠 전 이녀석 벌써 중3이 되어 중간고사를 친다고 하네요. 딸을 위해 기도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조금 일찍 집에 저를 기다리고 있던 딸이 이렇게 말하네요. “아빠 아까 열심히 기도했구요, 이젠 잘거예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일 마지막에 우리 친구들도 모두 시험 잘 치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가 되는거 있죠? 신기해요. 마음을 비웠더니 잠도 오구요 ㅎㅎ” 이 말을 들으니 어찌나 이쁜지. 언제 이렇게 컸을까 참 신기합니다. 그리고 고맙구요. 그래서 제 딸의 머리에 손을 얹고 다시 기도해줬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 딸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딸과 함께 모든 아이들이 내일 시험 잘 치게 해주옵소서. 그리고 이 시험이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며, 자신들이 품을 꿈을 이루는데 전진하는 계기가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더욱 재미있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잠자러 가는 우리 딸에게 이렇게 덧붙여 한 마디 했습니다. “남도 잘되게 해달라는 마음이야말로 평정심의 기본이란다. 우리 딸, 훌륭하다.”

그리고 시험이 모두 끝난 후 결과가 궁금했지만 섣불리 묻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데, 그 심정을 딸이 알았는지 시험 결과를 이야기해줍니다.

"아빠, 하나님은 날 너무 사랑하나봐. 내 기도를 확실하게 들어주셨어."
"그렇게 시험잘쳤니?" " 응~ 내 짝지는 한 개 틀렸다고 시험망쳤다고 엉엉 울잖아, 그 옆의 녀석은 두 개 틀렸다고 대성통곡을 하데. 세 개 틀린 나는 어떻게 해야해? "

물론 전과목 합해서 세개 틀린 것이 아니라, 한 과목당 세 개 틀렸다는 거죠. 지 생각에는 이쯤이면 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지 친구들은 더 잘 쳤다는거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하나도 속상하지 않고, 참 잘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에는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책상에 만화책 한그득 쌓여있네요. 오늘은 자유를 누려야겠답니다. 그려, 우리 딸 수고했다. 사랑해~~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
 
부모와 자녀 대화하다 결국엔 다투게 되는 이유
갈등을 회피하지 않아야 피스메이커가 될 수 있다
자녀와 게임하면 항상 져주는 아빠 그 깊은 속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