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의 골짜기를 지나 하나님의 집으로
본문: 시편 23편 1-6절
설교 : 박동진목사 2025.8.24
우리는 종종 시편 23편을 묵상하며 평안하고 아름다운 심상을 떠올립니다. '푸른 초장', '쉴 만한 물가', '내 잔이 넘치나이다'와 같은 구절들이 주는 안정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이 이 시편을 지을 당시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고 있었으며, 시편 22편의 고백처럼 "벌레요 사람이 아니며", "백성의 조롱거리"가 되어 죽음의 위협에 놓여 있었습니다.
다윗은 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깊은 영적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혼자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끌고 계셨음을 깨달았습니다. 양은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전혀 없고, 눈이 어두워 길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오직 목자의 음성을 듣고 그를 따라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바로 그 연약한 양임을 깨닫고, 자신을 이끄시는 목자가 계셨기에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적인 현실이 그의 눈에 열렸을 때, 고통의 골짜기는 더 이상 절망의 공간이 아니라 목자와 함께 걷는 안전한 길이 되었습니다.
삶의 여정은 늘 푸른 초장일 수 없습니다. 질병,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단절 등 예기치 못한 폭풍우가 찾아올 때, 우리는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는 것과 같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고통을 미화하거나 축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곳을 '푸른 초장'이라 거짓말하지 않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라고 정직하게 표현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의 출발점입니다. 고통을 고통 그대로 인정하고, 슬픔을 슬픔 그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고난을 겪을 때 "나는 괜찮아"라고 말하곤 하지만, 진정한 믿음은 고통을 회피할 때가 아니라, 그 고통의 깊이를 정직하게 마주할 때 시작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약함과 슬픔을 있는 그대로 토해내야 합니다. 진정한 믿음은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신뢰한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이 고난을 당장 치워주세요'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이 고난의 한복판에서 저와 함께 계셔 주십시오'로 나아가야 합니다.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 수 있지만, 주님이 함께 계시기에 그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힘을 얻게 됩니다.
우리가 고난 가운데 붙잡아야 할 것은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목자이신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시인이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이라고 고백하는 이유는 외적인 상황이 좋아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는 변함없는 믿음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선한 목자이며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충족하시는 완전한 존재인 하나님께서 가장 낮고 연약한 존재인 우리의 목자가 되셔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것입니다.
이 골짜기는 영원히 머무는 목적지가 아니라, 언젠가 끝나는 '통과하는 곳'입니다. 목자 되신 주님은 지팡이와 막대기로 우리를 인도하고 보호하십니다. 지팡이는 양을 바른 길로 이끌고, 막대기는 맹수로부터 지키는 도구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시고, 우리를 위협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지키십니다.
결국 이 여정의 끝에는 주님께서 차려주신 풍요로운 잔치가 기다립니다.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베풀어지는 이 잔치는 우리가 실패했다고 조롱하는 영적 원수들의 패배와 하나님의 즉각적인 용서와 회복을 상징합니다. 다윗은 여기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맹수처럼 우리를 추격하며 우리의 삶을 붙들고 있다는 역동적인 고백을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피할 수 없으며, 그 은혜는 우리의 모든 고통과 눈물을 끝내고 결국은 하나님의 집, 즉 영원한 안식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우리의 삶은 여전히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홀로 걷는 것이 아닙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의의 길로 인도하고, 위협으로부터 지키시며, 결국에는 당신의 품으로 영원히 인도하실 것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그분은 나를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게 하실 것이다!" 이 확고한 믿음으로 승리하는 모든 성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by 박동진목사(소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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