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교육

교육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입학사정관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7. 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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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제도, 새로운 입시제도 입학사정관제, 입학사정관제란 무엇이며, 무엇이 문제인가?



이전 우리 대통령께서 교육계를 발칵 뒤집어놓으셨습니다. 라디오 대담에서 "임기 말쯤 대학 입시제도가 거의 100% 입학사정관제 또는 농어촌 지역균형선발제로 바뀌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교육비 대책 관련 질문에 대해 "각 대학들, 소위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좋은 대학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지방에서 내년도 입학시험에서부터 논술 시험이 없이 입학사정 통해서 뽑고 또 지역별로, 농어촌에서 지역분담을 해서 뽑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것이 먼 훗날 일이 아니고 내년부터 상당한 부분 대학들이 그렇게 가고, 임기 말쯤 가면 아마 상당한 대학들이 거의 100% 가까운 입시사정을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4일 충북 괴산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밝힌 내용을 이번에는 '임기 말'이라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밝혀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지대한 기대를 표명한 것입니다.

 

문제는 대통령은 이렇게 자신감 있게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혔는데, 교과부는 이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교과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 100% 실시의 경우 교과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수석실과도 전혀 교감이 없던 내용"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고 곤혹스러워했으며, 이주호 교과부 차관은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제도 변화의 핵심이라는 차원에서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한다." 며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기에 바빴습니다. 대통령은 강조하고, 실무진들은 이를 축소하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지요. 여기서도 대통령과 실무진 간의 소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고, 그 덕에 대통령의 말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육정책의 핵심이라고 내놓은 “입학사정관제”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아예 정책의 실효성마저 의심받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보여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1. 이 입학사정관제도가 학생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을 정도의 공정성과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내용이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제도의 이름만 있을 뿐 그 내용이 없는 현재로는 빈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이것이 대중적인 공정성을 얻으려면 꽤 오랜 시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도적 보완을 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시간적인 부분을 무시한 것이죠. 이런 경우 강제로 시행될 수는 있겠지만 곧 폐기되어버릴 시한부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2. 입학사정관들의 인력확보 문제입니다. 지금 현재 각 대학이 확보하고 있는 인력은 소수입니다. 대학들이 이 인력들을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대한 의지에 따라 사정은 조금 달라지겠지만 현재를 본다면 대통령 임기말까지 전 대학이 100% 이 방법을 시행한다는 것은 완전 무리인 것이죠.

 

3. 입학사정관제는 현 입시방법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지 이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말까지 현 입시정책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이 우수인력이라고 계속 내세우는 분야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의 수준입니다. 지금도 그 수준이 낮다고 불평이 많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1학년 과정에 난이도를 높이는 필수과정을 두고 있는 형편입니다. 입학사정관제는 수능능력보다는 다양한 학업성취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지금보다 학업수준을 높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즉 현실적으로 대학이 원하는 학생과 제도가 양성하는 학생 간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진학을 압둔 학생들의 혼란과 현실적인 제약입니다. 입학사정관제의 중점은 입시학생의 자기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각 학교마다 이 설계서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다릅니다. 즉 다양한 자기설계를 위한 자유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교육환경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학교 체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이 엄청나게 제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0교시에서 야자까지 이어지는 현 체제에서 얼마만큼 자유롭게 자신을 개발해나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이게 얼마나 헛된 구상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는 이와 연계된 학교 현장의 변화입니다. 이미 우리 학교는 수능과 입학시험이라는 체제에 정초점으로 모든 것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일단 교사들이 그 체제에 맞게 훈련되어 있고, 그렇게 준비된 사람입니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제로 입시제도가 달라지게되면, 현 학교의 교육방법과 운영체제가 완전히 탈바꿈되어야 합니다. 수업에 관한 것뿐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자유와 봉사활동을 위한 시간적이 배려가 충분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건 가히 학교현장의 혁명이 일어나야 할 상황인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정착되기만 하면 우리의 학교현장은 혁신이 아니라 정말 혁명이 일어날 정도로 달라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책운영이 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현 대통령의 업적물로 치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되다가 새순이 돋아나기도 전에 고사해버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급한 마음은 알겠으나,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이 정책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히 그 과정을 밟아나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 

 

광혜원_병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 광혜원

 
사진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병원인 광혜원입니다. 이 작은 건물이 세브란스병원으로 성장하며, 이를 기점으로 현대의료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렸는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빠른 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걸려야 제대로 되는 것이 더 많습니다. 특히 교육은 그렇습니다. 이 이치를 대통령이 잘 아셨으면 합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