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교육

초등학교에 0교시 수업 신설시킨 일제고사,과연 대단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10. 1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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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제고사가 10월 13, 14일 이틀간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졌습니다. 올해 초 "임실의 기적"이 조작으로 밝혀지면서 망신을 당한 교과부가 일제고사를 폐지할 생각은 하지 않고 관리방법만 수능처럼 개선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달라진 내용은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  

첫째, 학교에 숙직자가 생겼다는 것, 둘째, 시험보안구역이 따로 생겼고, 셋째, 시험감독관이 2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 장학사들은 학교에 와서 시험볼 때 책상을 떼지 말고 그냥 보라고 합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이 친히 그렇게 말하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또한 너무 긴장된 분위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니까 시험분위기를 풀어주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왜 이런 말을 할까요? 급기야 OMR답안지에 서술형 답이 빠져 있으면 채우게 하라는 장학사도 있습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미리 가채점을 하고 학생 시험지 가져다 일일이 OMR과 비교하는 관리자도 있습니다. 시험지를 하루 지나서 가져오게 하니 미련이 생기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많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이야기보다 현직 교사를 통해 이보다 더한 아주 경악스런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로 이 일제고사를 위해 초등학교에서 0교시 수업을 신설했다는 것입니다. 교과부에서 이 일제고사 성적을 교육청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니 각 학교마다 무리수를 두게 된 거죠. 이 학교는 시험치는 전 학생들에게 0교시 수업을 신설하여, 일제고사 기출문제집을 돌려 그 시간에 풀게 했다는 것입니다. 전 일제고사용 기출문제집이 있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었습니다.

그 학교 선생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문제지를 풀게 하면서 '내가 학교 선생인지 학원 강사인지 모르겠다'며 심각한 자괴감에 빠졌다고 합니다. 교육정책이 선생님들이 사기를 북돋우는 것이 아니라 사기를 아예 잘라버리는 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죠.

또 이와함께 심각한 것은 초등학생들이 체육이나 예능 관련 수업을 하려면 선생님께 "이 과목은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데 왜 공부해요?"라고 따지는 현상도 생겼답니다. 초등학교 부터 공부는 오로지 시험이다라는 공식이 나오게 하는 정말 대단한 정책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이 일제고사 해보다해보다 더는 안되겠다고 올해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던데, 우리 교과부 정책 입안자들은 남들이 실패해서 더 이상 안하겠다고 하는 거 어떻게 끝까지 해야한다고 기를 쓰는 지 모르겠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건가요? 아님 무식하기 짝이 없는 건가요? 그것도 아니면 사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기발한 발상이 아예 공교육을 사교육화해버리는 것인가요?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