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시사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신학생들의 기립박수 받은 사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2. 2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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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과 햇볕 정책, 장로회신학교에서의 강연과 기립박수 받은 사연

 

고 김대중 대통령 장로회신학대학원에 특강 하는 날, 그는 천여명의 대학원생 앞에서 연로한 몸에도 불구하고 세 시간을 자신의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였다. 왜 우리나라가 꼭 통일을 해야 하는지 단순한 민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 크게 발전하기 위한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안목으로 조목조목 설명해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그의 안목에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이 달라졌다.    


1994년 장신대신대원에 다닐 때 그 때 특강 초청강사로 당시 야인이셨던 고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고, 저는 학년 대표의 자격으로 강의전에 학교 대표들과 함께 잠시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었습니다.  신대원에 다니기 전에는 잠깐 기자생활을 한 적도 있었는데, 그 때 김대통령에 대한 기자들의 평은 극과 극을 달렸습니다. 어떤 분은 정말 훌륭하다는 평과 또 어떤 분은 아집이 너무 세다는 것이었죠.
 
저도 사실 고인에 대해 그 때 그리 좋은 감정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대학4학년 때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그 때 양 김씨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다 그만 노태우가 당선되어 버렸거든요. 5공 청산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렸고, 그 이후 김영삼씨가 합당하는 바람에 야당 꼴이 아주 우습게 되어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경상도가 현재의 보수성향으로 돌아서게 되었고, 경상도와 전라도의 지역감정의 골이 더욱 깊이 패여버려 아직도 우리나라의 정당들이 지역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김영삼전대통령과 더불어 고인의 책임도 아주 크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당시 야인으로 영국에서 귀국하신 고인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장로회신학대학원의 사경회 초청강사로 오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전에 이수성 총리와 같은 분이 오시긴 했어도 4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을 할애해서 말씀을 들을 기회는 없었거든요. 강의 전 대기실에서 학교 임원들과 잠시 환담을 가졌는데, 역시 노련한 정치인이라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저보다 감정적으로 고인을 싫어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한 순간 좌중을 휘어잡으시더군요. 그 때 저는 학교 행사 사진사도 겸하고 있어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데, 고인께서 잘 찍어달라며 함께 한 이들과 포즈를 취해주시더군요. 그 때 처음 제 이름을 밝히고 악수를 해보았습니다. 물론 고인께서 기억하실리는 없겠지만요~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대통령두 분다 참 보고 싶군요.

 

이후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앉아서 3시간을 햇빛정책과 동북아정세 그리고 세계정세에서 우리나라의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해 침착하면서도 차근찬근히 설명하시는데, 거의 천명에 이르는 신대원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버렸습니다. 왜 햇빛정책을 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민족이 지금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통일 이후에 또 어떻게 국운을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셨는데 정말 우리 신학생들의 안목이 크게 넓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아 모든 정보가 제한되어 있었기에 세계정세에 대해 크게 어두웠던 때였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세계가 돌아가는 사정과 동북아의 역학 구도 그리고 그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고, 우리는 그분의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정말 우물 안 개구리가 그 우물을 뛰쳐나오는 듯한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한시간동안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는데, 아주 집요한 질문들을 아주 노련하게 벗어나시더군요. 그렇게 특강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일어서서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제 기억에 장신대에 초청된 강사 중에 자발적인 기립박수를 받은 유일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 주위에 저와 함께 경상도쪽 친구들이 많이 있어 이분을 만나면 아주 따끔한 충고를 해주겠다고 벼른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의가 마친 후 그분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제일 먼저 악수를 청하겠다고 뛰어가더군요.

저는 그 후 선거에서 고인에게 한 표를 보탰습니다. 재임 중 제 마음에 드는 정책과 그런 역사적인 사건들도 있었고, 영 아니다 싶고 또 이해가 되지 않는 정책이나 국정방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정말 대단한 식견을 가진 훌륭한 정치인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북의 정상이 함께 자리를 같이하며, 그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었던 것은 이 나라 역사의 한 축을 이룬 위대한 일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물꼬가 트이고 이를 통해 자주, 평화 통일을 이루어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계획한 혜안과 신념에 근거한 정치적인 행보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대통령병 환자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지닌 지도자였던 것입니다.

고인을 기리며 이 땅의 민주화와 이나라의 통일과 발전을 위해 수고하심 정말 감사드립니다.

by 소토교회 코이네 박동진 목사

 

고 김대중 대통령 미공개 사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