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교육

전교조 가입 교사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받는 평가는?

코이네 2013. 8. 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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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명단,전교조 선생님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받는 평가는?




비오는 날 아침, 제 차에 아이들을 가득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비도 오고 해서 제가 서비스를 했죠. 제가 데려다 준다고 했더니 이 녀석들 번개같이 전화를 걸더니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9인승이 제 차에 하나 가득 이쁜 중딩들로 가득찼습니다. 뒤에서 조잘거리는 소리 참 듣기 좋더군요. 그러면서 제 딸이 벌써 이렇게 컸나 싶으니 좀 세월이 서글퍼지기도 하구요.

학교 가는 내내 뒤에서 종알거리는 소리,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는가 싶어 귀를 기울여보니 선생님들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가 어떤 선생님 이름을 거명하며, 뭐라고 하니까, 다른 아이들이 그 말에 공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자기가 그 선생님께 당한 이야기도 곁들이고, 어떤 순간은 서로 흥분해서 한 선생님을 아주 몰아세우기도 하더군요.

제가 그래서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너희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생님들은 어떤 분이 있냐?"

그러니,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이름들을 대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는 성함으로 불리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별명으로 거명되기도 합니다. 한 12분 정도의 선생님 성함이 나오는데, 거기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그 분들이 꼽히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더군요. 모두 공감한다고 합니다. 

"그 선생님들이 왜 좋으냐?"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하는 말이, 일단 그 선생님들은 학생들 편에 서서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아무리 욕을 하고 매를 대더라도 그 선생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실하게 학과 수업을 준비해서 그 수업은 기대가 된다고 합니다. 특히 여학생들은 과학 시간이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데, 과학선생님이 인기가 있으니 과학공부도 하게 되더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며, 아이들의 사정과 형편을 잘 들어주는 선생님, 때로는 친구처럼 허물없이 대하고, 또 아이들의 장단에 한번씩은 못이긴 채 하고 맞춰주신다고 하네요. 뭐,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려 봐도 지금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들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선생님이 좋았고, 그래서 학창시절을 견뎌냈던 것 같습니다. 

"제일 밥 맛 없는 선생님은 어떤 분이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합니다. 

"실력은 없으면서 무게는 엄청 잡고, 할 일 없이 아이들 모욕주고 족치는 선생님" 

이런 사람들 선생님이라 하기보다는 사이코 같답니다. 아이들의 대답과 함께 바로 두어명의 이름이 거론되며, 흥분해서 흉을 잡기 시작합니다. 아이들도 모두 흥분해서 마치 제가 당한 것처럼 그렇게 흥분하네요. 그런데 갑자기 한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근대 있다 아이가? 아까 우리가 인기좋다고 한 선생님 두 분 빼고 모두 전교조다" 

그러자 아이들이 술렁대기 시작하면서 다시 이름을 부르며 점검하네요. 

"맞다 맞다, 그러고 보니 모두 전교조네. 전교조 아닌 분은 00 선생님 하고 ** 선생님 밖에 없네" 

제가 신기해서 물었습니다. 

"너희들 학교에 어떤 선생님이 전교조인줄 아냐? 어떻게 알아?" 

그러자 아이들 하는 말이, 선생님들이 스스로 밝힌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번 전국 일제고사를 칠 때 그것을 전교조 선생님들이 공개적으로 거부했기 때문에 더 알려졌다고 합니다. 

저와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저는 당시 교육학과 박사과정에서 공부 중이었습니다.)들 중 많은 분들이 전교조에 가입된 선생님들입니다. 이번 전교조 명단 공개 파문이 일었을 때,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뭐 아이들만 잘 가르치면 되죠." 

그러고는 마네요. 당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좀 어이없다는 표정입니다. 

전교조를 지금 박근혜대통령은 이적단체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아이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지 모르겠네요. 전 이제 우리 사회에서 기존에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이념의 틀로 사람을 구분하는 짓을 그만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전교조면 무조건 나쁘고, 전교조에 가입하지만 않으면 다 보호해줄 좋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은 정말 편견입니다. 그런 편견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의 교육 현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우리교육의 미래는 더욱 암담해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교육정책을 세운다면 우리 교육현실은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


(위 글은 오래 전(2010.5.)에 써두었던 것인데, 정말 오랫동안 묵혀놓았네요. 글 쓴 시간이 몇 년 전이라 읽으시면서 혼란이 좀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묵혀두기 아까워 오늘(2013.8.23)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