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칼럼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

코이네 2015. 8. 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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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

 

 

창세기 4장에 많은 논란이 되는 한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제사사건이다. 성경 본문을 보면

 

4:3 세월이 지난 후에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고

4:4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4:5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아니하신지라 가인이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니

 

 이때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것이 가인의 분노를 촉발하였고, 마침내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 엄청난 사건의 빌미가 된 것에 대해 성경은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있다면 가인과 하나님의 대화 속에서 하나님이 가인의 제물을 받지 않으신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많은 이들이 이 성경을 읽으며 그 이유를 찾으려고 애썼다. 그 중에 어떤 이는 하나님께서는 피의 제사를 원하지 그런 희생이 없는 곡식의 제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든지, 하나님은 곡식보다는 양고기를 더 좋아하신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까지 한다. 

 

이에 대해 신약성경 히브리서는 이렇게 해석한다. 

 

히11:4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심이라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 

 

아벨은 믿음으로 드린 제사였고, 가인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답도 그리 썩 명쾌하지 않다. 왜냐하면 믿음이 무엇인가? 왜 가인에게는 믿음이 없다 하고, 아벨에게는 믿음이 있다고 하는가? 믿음이라는 것이 뚜렷이 눈에 보이는 실체가 아니기에 우리를 더 헷갈리게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이 믿음이 있는 제사이며, 하나님이 받으시는 제사인가? 또한 어떻게 하면 믿음이 없는 것이고, 하나님이 받지 않으시는 것인가?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가인의 제사에 대한 논의를 찾아보면 가인의 제사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제사를 받지 않으신 하나님에 대해 불평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제사는 하나의 형식이고, 그 절차에 따라 이렇든 저렇든 지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으면 될 것을 왜 받지 않으셔서 가인을 어렵게 만드냐는 것이다.  

 

자린고비로 소문난 사람이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데 제사상을 한 상 가득 잘 차렸다. 그런데 제사상에서 음식 냄새가 하나도 나질 않는다. 왜 그런가 하고 형제들이 상에 차린 음식을 봤더니 모두가 플라스틱으로 음식 모양을 본 뜬 것이다. 형제들이 도대체 이거 뭐하는 짓이냐고 항변하니까 자린고비가 이렇게 말한다. “음식으로 차리나 모형으로 차리나 조상님들이 와서 드실 건 아니지 않느냐? 그런데 뭘 그리 많은 돈을 들여가며 정성드려 음식을 장만할 이유가 뭐 있냐?”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제사를 지내는 것이지 음식이 무에 중요하냐? 그리고 이 모형은 잘 두었다가 다시 쓰면 되는 것이니 제사 분위기도 나고, 돈 쓸 일도 없고 얼마나 좋으냐?"

 

가인도 그런 마음으로 제물을 준비하고 제사를 드렸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처사에 대해 불평하는 이들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의 행위는 생각지 않고 그저 하나님이 잘못하셨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벨은 달랐다. 그는 하나님을 존경했고, 그래서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였다. 그런 그의 태도와 그가 가져온 제물은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칠순 잔치가 벌어졌다. 식순에 따라 자녀들이 부모님께 가져온 선물을 내려놓는데, 그 중에 정말 부모님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선물이 있었다. 그 선물을 준비하여 부모님께 내어놓는 그 모습만으로 이미 내 아들이, 내 딸이 정말 나를 존경하고, 내게 감사하는구나, 날 사랑하는구나, 그런 느낌이 그 선물에서 느껴진다. 부모님의 코끝이 찡해지면서 그 자녀의 손을 꼭잡고 이렇게 말한다.  “고맙다. 고맙다” 아벨은 이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찡하게 하는 그런 제물을 준비하여 드렸던 것이고, 하나님은 감격해서 받으셨던 것이다. 이것이 믿음의 제사이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