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삿12:1] 사사 입다, 거들먹거리는 자의 최후

코이네 2021. 12. 2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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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들먹거리는 자의 최후

본문 : 사사기 121-7

2013.11.17. 소토교회 주일낮예배 설교

 

 

거통이라는 순수 우리말이 있습니다. ‘거통은 본디 당당한 생김새를 이르는 말이나, 좋지 않은 뜻으로 더 많이 쓰입니다. ‘건방진 태도거통이라 하고, 지위는 높으나 아무런 실권이 없는 처지를 일러 거통이라 합니다. ‘거통과 비슷하게 쓰이는 말 중에 똥항아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위만 높고 아무런 능력도 없이 허송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며, 또한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먹기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기도 합니다.

 

신문을 보니 직장 내에서 꼴불견 1위가 '잘난 줄 알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고, 2위가 '속이 좁은 사람', 3위가 '남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라는군요.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에 거통부리다 된통 혼난 한 지파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에브라임지파입니다.

 

에브라임지파가 거통을 부리는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기드온 사사 때도 그들은 전쟁에 나서지 않고, 도리어 전쟁이 끝난 후 똑같은 일을 벌였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거통을 부리는 이유는 잘못된 자부심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요셉의 후손이며, 이스라엘을 대표한다는 그릇된 자부심 이것이 넘쳐서 오직 자기들이 한 일이 아니면 아무 가치가 없고, 무엇이든 자신들을 거쳐야 된다고 하는 잘못된 자만심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쟁에 승리하여 이제 이스라엘의 주도권이 길르앗지파에게로 넘어가고, 그 중심에 입다가 서있다는 사실이 못마땅하여, 에브라임지파는 아주 비겁한 방법으로 입다를 충동질합니다.

 

암몬과 전쟁을 할 때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그들이 전쟁에 승리하고 지쳐서 이제 겨우 집에 돌아가 쉬고 있는 길르앗 사람들에게 대군을 이끌고 침략해서 입다를 압박합니다. 그들은 입다의 집을 불사르겠다고 협박하고, 길르앗 지파가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떠돌아다니는 노숙자 같은 존재라고 비아냥거립니다.

 

그런데 에브라임지파는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일까요? 바로 그들은 자기생각 밖에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에브라임지파의 태도는 입다와 길르앗지파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습니다. 아니 불붙어 있는 입다 옆에서 부채질을 한 것이죠. 지금 입다의 심정이 어떻습니까? 무남동녀 외동딸을 자신의 잘못된 신앙관 때문에 제물로 바쳐버린 비통한 심정. 전쟁에는 승리했지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채 가슴이 무너져내린 그런 비통한 아버지입니다. 당시 심정은 누군가에게 화풀이 하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런 입다가 화풀이하도록 부추긴 에브라임지파..

 

입다는 에브라임지파의 이런 태도에 분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화가 나 있었고, 또 자신들의 부족에 대해 비난하는 것에 대해 분노했고, 또 전쟁 때는 오지 않고 이렇게 자기 위신과 자존심만 생각하는 에브라임 지파가 미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들과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입다는 그저 이긴 것만으로 분이 풀리지 않아서 도망치는 에브라임 지파 잔당들을 모두 소탕해버립니다. 에브라임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려면 요단강을 건너야 하는데 길르앗사람들이 그 나룻터를 점령해놓고서는 에브라임 사람들을 가려냅니다. 쉽볼렛이라고 말해보라고 합니다. 쉽볼렛은 흘러가는 물, 시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에브라임사람들은 쉽볼렛을 십볼렛이라고 발음합니다. 그렇게 가려서는 에브라임사람들을 무참하게 죽였는데, 그 수가 무려 42천명에 이르렀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인구조사에서 에브라임지파 사람들은 45천명이었습니다. 거의 한 지파 사람들이 전멸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입다는 두 번의 큰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전쟁에 이겼지만 기쁨이 없었습니다. 첫 번째 전쟁에서 그는 잘못된 신앙으로 인해 그의 외동딸을 잃었습니다. 두 번째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그가 죽인 사람들은 사사로서 그가 보호해야 할 자신의 동족 에브라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분노가 또다시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것입니다.

 

입다의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도 혹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에는 이겼는데,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싸움, 이겼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요, 실제로는 승자가 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소득이 없는 전쟁을 한 것이죠.

 

입다가 승리한 전쟁, 하나님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이스라엘이지만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은혜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어도 우리가 그것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우린 입다와 같은 상처뿐인 영광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하나님은 우리에게

 

먼저 에브라임지파와 같은 거통을 부리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둘째, 잘못된 신앙에 대해 경계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신앙은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셋째 내가 분노하고 싸우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인가 잘 살펴야 합니다.

넷째, 그 싸움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살펴보며, 우리가 이뤄야 할 참된 것을 얻도록 성령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기드온은 같은 상황에서 한 발 물러나 에브라임지파의 위신을 세워주었습니다. 그리고 평화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입다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정당함을 증명하였습니다. 남은 것은 피의 원한밖에 없는 것이죠.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냉철하게 생각하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by 박동진 목사(소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