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행10:1] 마중물, 고넬료라는 사람 _박동진 목사

코이네 2021. 8. 1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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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넬료라는 사람

본문 : 사도행전 10장 1-8절

2014.6.29. 소토교회 주일낮예배 설교

 

 

1. 마중물

 

마중물이라는 게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설명해도 잘 모를겁니다. 예전에 집집마다 수동식 펌프가 있지 않습니까? 그 손잡이를 열심히 잡고 펌프질을 하면 물이 쿨럭쿨럭 나오고, 이게 얼마나 시원한지 한 여름에도 그 물에 등목 한번 하고 나면 더위가 싹 가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펌프에다 물을 한 바가지 부어야 제대로 압력이 생겨서 물이 나옵니다. 그렇게 펌프질 하기 전에 넣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물을 마중나가는 물 그런 뜻이 되는 셈이죠. 이를 영어로는 calling water라고 합니다. 물을 부르는 물 그런 뜻입니다. 신앙의 세계에도 이런 마중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2. 하나님의 이방인 선교 계획

 

주님께서 그 제자들을 통해 이제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 하셨습니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셨고,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은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사방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런데 곧 한계에 부딪힙니다. 바로 유대인이라는 한계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모두 유대인들입니다. 유대인들의 고정관념에 하나님의 자녀는 오직 유대인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꽉 차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복음을 유대인에게만 전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한다면 외국에 이민가서 살고 있는 유대인들까지 전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도 언어도 되지 않고, 그 사람들의 생활 풍속도 알지 못합니다. 해외선교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주님은 새로운 대안을 준비하십니다. 유대인이면서, 율법에 정통하고, 그리고 그 율법을 바탕으로 예수님의 복음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사람. 외국의 문화와 철학 그리고 언어에 능통하여 누구를 만나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 바로 그가 바울입니다. 주님은 그렇게 이방인의 선교사로 바울을 준비시켜 놓았습니다. 그런데 바울만 있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그 바울이 외국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교회의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제자들의 의식을 고쳐야했습니다. 이방인들도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고넬료와 베드로입니다. 주님은 고넬료라는 이방인을 통해 유대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고, 또 이 사실을 당시 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베드로가 증언해주는 것이죠. 그런 주님의 뜻에 따라 고넬료와 베드로는 만나게 된 것입니다.

 

3. 마중물 고넬료

 

이렇게 이방 선교의 마중물로 선택받은 사람 고넬료는 어떤 사람입니까?

① 고넬료는 '뿔', '창', '능력'이라는 뜻.

② 가이사랴에 주둔했던 로마 군대의 백부장(행 10:1).

③ 로마 혈통의 이태리인(행 10:1).

그는 A.D.37-46년경 당시 로마 황제는 칼리쿨라(Caligula, A.D.37-41년)였으며 유대 총독은 마룰루스(Marullus, A.D.38-41)였습니다. 고넬료는 바로 이 마룰루스 수하의 이달리아 용병으로 이루어진 군대 백부장으로서 당시 로마 총독 관저가 있는 가이사랴 수비를 책임 맡았던 사람입니다. 로마의 백부장이지만 그는 다른 로마사람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성경은 그에 대해 네 가지 특징을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로마인이지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었다.

그가 어떻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 인생 최고의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둘째 기도에 힘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유대인들처럼 정해진 시간에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베드로를 만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축구선수 이영표 아시죠. 이번에 KBS 축구 해설을 맡고 있는데, 월드컵 결과를 다 알아맞히는 바람에 사람들이 모두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그가 예전 2002년 월드컵 이후 해외진출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때의 일을 이렇게 간증합니다.

“월드컵이 끝나고 6개월간 거의 매일 새벽기도를 했어요. 그러던 2002년 11월 24일 주일예배 때 찬양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마음에 감동이 밀려오고 눈물이 났어요.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해주셨거든요. ‘내가 너를 유럽에 보내주겠다.’ 하나님이 말씀을 바꾸실까봐 찬양 끝나고 성경책에 메모지 붙여 바로 날짜 쓰고 이렇게 적었어요. ‘하나님이 나를 유럽에 보내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상황은 전혀 변한 게 없었지만 마음엔 유럽에 간다는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정확하게 2주 후, 개인 일로 한국에 다시 온 히딩크 감독님이 저를 찾으셨어요. 그리고 또 정확히 5주 후,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박지성과 함께) 아인트호벤으로 갔어요. 제 능력이라기보다 그분의 보이지 않는 손이 보내주신 것이죠.”

여러분 기도하는게 얼마나 복된 일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기도해야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고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그는 선행에 힘쓰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선한 마음 온유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죠. 그리고 하나님이 기뻐하는 선한 일을 찾게 되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 됩니다.

 

네 번째 그는 가화만사성을 이룬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베드로를 맞이할 때 보면 그의 집안 사람들과 친지들이 고넬료의 말을 따라 모두 모여 성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가족 모두 고넬료를 존경하고 그의 말을 따랐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가정에서 존경받고 또 가정이 평안할 때 주의 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고넬료 이정도면 이방선교의 마중물이 될 만하지 않습니까?

 

4. 복음

 

그런데 고넬료를 보면 그는 다 갖춘 사람처럼 보입니다. 유대인도 아니면서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기도에 힘썼습니다. 때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도 했습니다. 선행을 베풀어서 사람들에게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거기다 가족들 모두 그를 존경하고, 그의 부하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리해보면 하나님을 아는 신앙도 좋고, 가정도 평안하고, 자신이 맡은 사명에도 충실하고, 선한 일을 많이 해서 사람들에게 칭찬 받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부족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그런데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주님은 그 부족함을 채워주기 위해 베드로를 청하라 하였고, 그는 베드로를 만났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베드로를 통해 고넬료에게 무엇을 주고자 하신 것일까요? 오늘 우리가 읽지는 않았지만 이후의 내용을 읽어보면 베드로는 고넬료에게 예수님을 전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을 알려주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를 우리에게 보내주셨고, 그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참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부활하여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새생명을 주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하늘나라의 백성이 된 사실을 알려준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복음이라고 합니다. 베드로는 고넬료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고넬료는 베드로가 전하는 그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여러분,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남을 사랑하기 어렵고, 충분히 사랑을 받은 사람은 남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넬료는 하나님을 믿고 살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을 알지도 못했고, 체험하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당시 유대인들의 가장 큰 신앙적인 어려움이었고 한계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복음을 들었을 때 그는 하나님이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시는지 깨닫게 되었고, 온 몸과 마음으로 그 사랑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령이 그에게 임하였고, 성령께서 그에게 그 사랑이 체험되도록 역사하셨습니다. 비로소 그는 확실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구나”

 

그렇습니다. 이게 고넬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고, 고넬료에겐 없는 치명적인 부족함이었습니다. 이 사랑의 체험이 그리스도인의 시작이 되고, 이것이 교회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고넬료는 이 성령의 체험을 통해 이방인으로서 최초로 세례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전해오는 전설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로마교회를 개척한 것도 고넬료일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고넬료가 개척한 것이지만 고넬료가 베드로에게 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로마교회를 사실상 베드로가 개척하였다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주님께서 고넬료를 세계선교의 마중물로 사용하셨듯이, 여러분도 그렇게 사용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고넬료가 체험한 그 하나님의 사랑, 그 뜨거운 성령의 체험이 여러분에게도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

 

by 박동진 목사 (소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