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칼럼

키스도 하지마, 신종인플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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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인플루엔자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를 대비해야 하는 정부는 계속 뒷북치는 행정능력을 보이며, 국민들은 더욱 불안에 휩싸이고 있고, 이런 두려움은 그 여파가 점점 크게 번져가고 있습니다. 급기야 대형 할인 매장에서는 손세척제가 동이나서 품절 현상을 겪고, 이를 매점매석한 이들은 두 세배는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신종인플은 우리 사회에서 다방면으로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달라지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 현상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몇 가지 정리해보았습니다.

1. 악수와 키스가 사라지고 있다
신종 인플이 전염되는 경로가 손을 잡는데도 영향을 받다 보니 이제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손을 잡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공개적으로 예배 후 관례적으로 하던 목회자와의 악수를 목례로 한다고 광고하였습니다.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과 잡아주는 것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어버리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관례적으로 뺨에 하는 키스까지도 금지시켰다고 하는군요. 정말 대단한 위력입니다.

2. 감기증세를 무릎쓰고 일하는 것은 성실한 것이 아니라 민폐다.
예전에는 감기에 걸려도 마스크 쓰고 아픔을 무릎쓰고라도 일단 출근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신종플루가 등장하자 이러한 행동은 성실한 증거가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감기에 걸렸다고 결석이나 결근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도리어 출근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고, 이런식으로 결근이나 결석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지는 그런 풍조가 되었습니다. 성실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몰지각한 행동으로 비쳐지게 된 것이죠.

3. 야자 학습이 사라지고 있다
울산 지역에서는 인문계고교를 중심으로 신종플루가 번져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집단으로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이전에는 그 어떤 일에도 학교가 야자를 포기하게 하지 못했지만, 신종플루는 마침내 야자도 포기하도록 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기회에 아예 야자가 학교에서 사라져버리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4. 각종 집회와 문화행사,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얼마전 인기가수 김현중이 일본에서 감염된 사실이 보도되면서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 대형 집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로야구와 축구조차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행사들이 취소될 경우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려야했는데, 이제는 도리어 잘 취소하였다는 분위기로 바뀌어버렸습니다. 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것이죠. 이는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해운대에서도 나오지만 쓰나미가 오는 위험이 있더라도 예정된 행사는 해야하는게 우리의 일반적인 태도인데, 이제는 합당한 사유가 더 우선일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져가는 것이죠.

5. 무리한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신종인플 또한 감기의 일종입니다. 사실 감기는 약이 없지 않습니까? 그 악화되는 증세를 잡아줘서 몸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하는 것이 감기입니다. 약이 고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고치는 것이 감기이며, 그렇기에 푹 쉬고, 영양을 잘 섭취하면 낫는 병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때껏 약으로 병을 고치려하다보니 항생제 사용을 과도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폐해가 날로 커가고 있는 추세가 아닙니까? 최근 신종인플의 치료제인 타미플로의 내성균이 발견되어 관련업계를 긴장시켰습니다. 예전 계절성 독감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 항생제가 내성균을 만들었듯이 신종 인플 역시 그렇다는 것이죠. 신종인플은 항생제를 의존하는 우리의 태도에 일침을 가하며, 경각심을 주었다고 봅니다. 약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나을 수 있도록 자신을 돌보는 태도, 이제 우리가 바꿔야 할 병을 치료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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