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칼럼

특성화고 대학진학 과연 생각만큼 유리할까?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4. 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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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에 따르면 대학 진학률 조사에서 과학고는 거의 100%, 외고는 60% 이상의 대학진학률을 보였다면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국제고의 경우 외국대학 진학률이 타 학교에 비해 아주 높은 것으로 조사되어, 학부모들이 왜 이런 특목고에 기를 쓰고 아이들을 보내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보도 속에는 숨겨진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현실이 있다. 결코 특목고이기에 대학진학률이 높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먼저 특목고나 외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인가를 살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중학교에서 최상위 계층에 속하는 아이들이다. 굳이 특목고에 보내지 않아도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그곳에서도 최상위 또는 상위 그룹의 성적을 유지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대부분 진학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이런 학생들을 선발하여 3년을 초스파르타식으로 공부시켜서 이정도의 진학률을 보인다는 것은 도리어 지금 나타나는 진학률 수치는 기대이하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연세대학교

 

특목고와 외고 등 우수인재를 선발 모집하여 공부시키는 이러한 학교가 갖는 강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학부모의 입장에서 대학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에 진학시켜 놓았다는 심리적인 여유를 첫번째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재들만 모아두었기 때문에 그 학교의 분위기상 공부 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면학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이 탈선하거나 기타 여러 환경적인 위험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또 다른 단점으로 작용한다. 대학진학을 위한 공부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이미 중학교 때 대학입시보다 더 치열한 고등학교 입시전쟁을 치러야 하니 중학교 시절에 가져야 하는 중요한 경험들을 해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 시절의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고등학교의 중요한 경험들이 박탈당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런 경험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그건 아이들의 미래를 박탈하는 것과 별 다름이 없다.

 

또한 좋은 면학분위기도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단점이다. 일반 학교에 진학했더라면 좀 슬슬 공부해도 될 것을 여기서는 죽자사자 해도 성적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에 쌓여 살아가는 것이다. 또한 이전 중학교 때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는데, 여기서는 좀 잘해도 중위권을 면치 못한다.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자신이 속해있는 환경 안에서 느껴지는 자존감인 것이다. 이것이 꺾여지고, 아무리 노력해도 더이상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는 도리어 자포자기하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일반학교에서 한눈 팔다 탈선하게 될 위험과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포기하는 위험. 이 둘 중 어떤 것이 더 위험해보이는가?

 

그냥 두어도 좋은 대학에 잘 진학할 수 있는 아이들은 굳이 특목고니 외고니 해서 중학교부터 입시지옥으로 몰아넣는 이런 학교에 그렇게 기를 쓰고 입학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