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광야의 만나, 사람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코이네 2013. 10.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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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6장, 하늘에서 내린 양식 '만나', 만나가  주는  의미



출애굽기 16장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힘찬 행진을 계속합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광야길에서 무려 한 달이 넘도록 지냈습니다. 낮에는 구름기둥이 밤에는 불기둥이 그들을 지켜주며 그들을 이끄는 가운데, 때로는 오아시스를 만나 쉬기도 하였지만 그들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 땅을 향해 계속해서 걸아가야 했습니다. 

한달이 지나고, 거기서 보름이 더 지났을 때 그들의 인내력은 바닥을 드러냅니다. 이집트에서 나올 때 아마 그들은 며칠만 고생하면 자신들의 자유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신세계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그 길이 한 달이 지나고, 거기서 보름이 더 지나니 슬슬 자신들의 현실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이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일단 그들이 애굽에서 가져온 식량이 바닥이 납니다. 나올 때 아무리 많이 가지고 나와도 한달 이상을 버틸 식량을 갖고 나온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니겠습니까? 배고픔과 광야길을 지나는 고통이 서로 어우러져 불평이 입에서 쏟아집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 이 양식이 떨어지면 무엇으로 먹고살까? 이 양식이 다 떨어지기 전에 과연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걱정과 두려움이 그들에게 밀려올 때 그들은 모세에게 가서 불평과 원망을 쏟아냅니다. 차라리 애굽에 그대로 있었다면 굶어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추수_광야_이스라엘

이스라엘 광야에서 곡식을 수확하는 이스라엘 백성 @사진,예루살렘교회 담임목사 이강근



이 점에 있어서는 모세도 동일한 걱정을 했을 것입니다. 모세도 먹어야 사니까요. 그러자 하나님께서 모세의 이 걱정을 맡으시고, 해결해주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광야에서, 정말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 이 광야에서 하나님은 무엇으로,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에게 양식을 주시겠다고 할까? 하나님은 모세에게 양식을 비같이 내리게 하시겠다고 했는데, 정말 하늘에서 양식이 비같이 내릴 것인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모세는 어떤 생각을 했겠습니까? 아마 하나님이 그리 하셨으니 기다려볼 밖에.. 그리했을 것입니다. 왜냐면 다른 뾰족한 수가 없거든요. 하나님 대신 모세가 거기서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싫든 좋든 하나님만 믿을 수밖에요.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의 믿음을 돋우어 주시기 위해 이런 상황을 잘 만드십니다. 하나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이건 하나님이 하신 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게 믿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죠.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현실적으로 일어나버렸습니다. 정말 간밤에 비가 왔는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고 있는 곳 주위에 처음보는 곡식 비슷한 것들이 수북히 쌓여 있는데, 살짝 씹어보니 고소하니 맛이 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것,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을 움켜쥐고는 서로를 향해 묻습니다. "이게 뭐야?" 하지만 아무도 대답할 수 없죠. 모두가 다 처음 보는 것이니까요. "이게 뭐야?"를 히브리어로 "만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곡식의 이름은 자연스레 "만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 설화 중 "도루묵"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좀 비슷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을 뜨면 "이게 뭐야?" 줍기 위해 집을 나서야 했고, "이게 뭐야?"를 주워 집으로 가져와 "이게 뭐야"를 요리했으며, "이게 뭐야?"를 먹었던 것입니다. 이게 뭐야? 바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하늘에서 내린 양식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로 그 양식, 만나를 먹으며 광야길을 걸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만나는 우리 사람들로 하여금 잊었던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다고 매일 고백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곡식들은 어떤가요? 그것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닌가요? 하나님이 빛과 공기와 물을 주지 않았다면 그것들이 어떻게 자라났겠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것은 자연의 법칙 속에서 사람의 노력으로 먹을 것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주셨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이죠. 만나는 우리가 잊어버린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주고, 우리가 먹는 모든 양식이 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는 사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양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오늘 무엇을 먹으셨나요? 만나입니까? 아니면 당신이 만든 양식입니까? 
 


 

 



by 소토교회 코이네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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