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시사

피습당한 미대사 쾌유 기원 예배 성경적인 신앙행위인가?

코이네 2015. 3. 1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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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부채춤을 추며, 리퍼트 대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그가 트위터에 남긴 "같이 갑시다"라는 말을 구호로 외쳤다. 부채춤뿐 아니라 난타에 발레 공연까지 했다. 도대체 어떤 단체에서 이런 일을 하는가 싶어 봤더니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한성 총회(이희준 총회장)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연 예배였다고 한다. 


한 언론이 이 교단의 총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그러자 어디선가 많이 듣던 레파토리가 흘러나온다. 그의 말을 정리해보면 '교단차원이 아니라 교인들의 자발적인 행위였고, 리퍼트 대사가 약자의 입장에서 테러를 당한 것이니 여전도회 교인들이 모성의 입장에서 위로하기 위한 것이다. 병원에 가서 위로하자는 것을 말렸더니 예배를 드리겠다고 해서 그렇게 허락한 것이다'  


이들의 행동에 대해 "미 대사가 피습당한 사건에 기독교가 앞장서서 이렇게까지 할 건 아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미국님을 섬기는 것 같다"는 등의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서 묻자 이 총회장은 "성령의 감동으로 간 것이지 절대 정치적인 목적이나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여론이라는 것이 한쪽으로 치우쳐 버리는 경향이 있다. 한 1~2년 지나 봐야 그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채춤이나 발레, 난타까지 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게 예배다. 구약 시편에 보면 예배가 그렇게 요란스러웠다"고 답했다. 



리퍼트대사쾌유기원예배1


리퍼트대사쾌유기원예배2사진은 노컷뉴스에서 퍼왔습니다.



이 교단 총회장의 발언을 보면 이 사람이 상당히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책임 소재를 자신이 아닌 교인들에게 전가한 것도 그렇고,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 정치적이 아니라고 둘러대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당장 문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역사적 평가 운운하며 회피하고, 거기다 리퍼트 대사를 약자로 이해하고 이를 모성애로 감싸주고자 했다고 하는데..그저 웃음만 나온다. 


이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기독교 내에서도 좋은 시각으로 봐주는 이 없는 것 같다. 도리어 이들의 일탈 행동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싸잡아 욕듣는 것에 대해 분개하기도한다. 


UCLA 한국기독교학 옥성득 교수는 신의 블로그에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면서 '신'을 기쁘게 해 소원을 푸는 한판 놀이를 굿이라 한다. 따라서 대사의 회복을 비는 치유 기도 판은 치병굿에 가깝다. 저 화려한 색깔과 시끄러운 소리를 보라. 누가 아픈 자를 위한 경건한 기독교인의 기도라고 할 것인가. (중략) 전통 무용(부채춤)과 현대 무용(발레)과 전통 음악(난타)과 기도와 사이비 애국주의와 친미 사대주의를 신학적 성찰 없이 섞으면 '경배와 찬양'이 아니라 혼합된 '굿판 공연'이 된다. 누구를 향한 기도이며 깃발이며 춤이며 외침이며 절인가"라고 비판했다.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교갱협) 이건영 대표회장도 이벤트성으로 예배를 여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집회를 하는 것은 교회와 사람들 모두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다. 바리새인과 같이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길목에서 기도회나 집회를 열 것이 아니라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교회 내에서 중보 기도회 정도로만 해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대변인은 과연 누구를 위한 예배였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이런 행동을 잘한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나무랄 수도 없지만 잘했다고도 할 수 없다. 하나님께 보이려고 한 것인가, 아니면 누구한테 보이려고 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런 몇 사람의 행동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욕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절대 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알아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신학대 강남순 교수는 "일개 교단, 교회가 했다고 해도 사회에서 볼 때는 그냥 한국교회가 한 일이다. 이런 쾌유 기원 공연을 했다는 것은 목회자들의 사회참여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예수는 우리에게 약자를 돌보라 하셨는데, 이번 일은 강자에게 잘 보이려고 한 일이 아니겠나. 목회자들이 세월호 사건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과 고통에 이러한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참으로 유감이다"라고 비판하였다. 


일단 이 예배를 주관했던 이들의 눈에는 미 대사 정도를 자신들이 돌봐야 할 약자이지, 세월호의 희생자와 그 유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친구가 되어주어야 할 소외된 이들은 자신들이 돌봐야 할 약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 예배가 성령의 인도를 따라 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고, 도리어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이벤트로 또 보는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더라도 자신들의 모습을 봐주길 원하는 관심종자 그 이상으로 비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십계명에 내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하셨다. 지혜롭지 못하면 주님의 이름에 먹칠하면서도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추가) 노컷뉴스 확인 결과 이번에 행사를 진행한 합동한성총회는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에 위치해 있으며, 이희준 총회장이 담임하는 온세상교회도 함께 위치해 있었다. 합동한성총회는 예장 합동선목총회에서 3개로 분열되면서 어떤 기독교 연합기구에도 가입되지 않은 군소 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3년 합동한성총회가 한기총에 가입 신청서를 낼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합동한성총회에는 2백여 개 교회가 속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합동한성총회는 교단 분열 명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한기총 가입이 이뤄지지않았다. 또, 다른 어떤 교회연합기관에서도 검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증이 어려운 군소교단들이 잇따라 물의를 일으키면서 앞으로 교회연합기구들이 교단 공인제도를 마련해 자체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