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교육

교회교육 학교식 체제를 벗어나야 한다

코이네 2016. 4. 2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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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교육 학교식 체제를 벗어나야 한다

 

  

교회에서 가장 친숙하게 듣는 명칭 중 하나가 교회학교이다. 이전에는 주일학교로 명명했고, 지금은 대부분 교회학교라는 명칭으로 교회의 교육기관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우리는 학교라는 교육기관에 오랜 기간 적응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을 하는 곳은 무조건 학교여야 한다는 것이 고정관념처럼 되어 있어서, 교회의 교육기관 역시 교회학교라는 이름으로 정착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학교식 체제는 오랜 기간 동안 거의 교육의 유일한 구조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다. 근대주의 교육의 상징적인 교육기관인 학교가 일반 교육만이 아닌 교회교육의 기관으로도 정착되어 온 것이다.  

 

학교식 체제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학교식 교육체제는 먼저 ‘책’이라는 문자중심의 교재가 중심에 있기 때문에 ‘지식’ 위주의 교육에 적합하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이라는 구분된 신분이 존재하고, 교사가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학생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데 알맞는 구조이다. 그 기반에는 ‘객관주의적, 과학주의적, 개인주의적 인식론’이라고 하는 서구 근대인식론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심각한 질문을 해봐야 한다.

 

과연 이런 지식전달 중심의 학교식 교육으로 신앙이 성숙할 수 있을까? 우린 지금까지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일반 지식을 습득하고 익히듯 그렇게 성경을 공부하면 신앙이 자랄 것으로 기대하였고, 오랜기간 그런 믿음으로 교육해왔다. 정말 그런지 그것을 점검해보지는 못한 채 말이다. 

 

학교식 신앙교육은 과연 교회 교육의 적당한 체제이며 방법일까? 

 

교회 교육은 신앙을 교육하는 것이다. 신앙은 먼저 하나님과 인간 과의 인격적인 만남과 이를 통한 영혼의 성숙과 삶의 성숙으로 드러난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님을 목숨을 다해 사랑하며,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삶의 습관을 기르고 키워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과의 관계가 중심이 되어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 깊이 사랑하며, 사랑의 공동체를 키워가는 것, 이것이 좁은 의미에서 신앙교육의 목적이다.

 

이러한 신앙의 교육을 학교 공부하는 방식으로  성경지식을 전수한다고 해서 이루어질 순 없는 것이다. 물론 조금의 효과가 있기는 하겠지만 이는 신앙의 영역에서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식의 교육 방법은 기독교 신앙교육에 적절한 교육체제라고 볼 수 없다.

 

또한 21세기의 문화는 정보화, 세계화, 다양화, 영상화 등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특히 대중매체 및 영상문화의 발달과 인터넷, 사이버 문화의 급격한 확산으로 오늘날 세대의 문화는 과거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까지 이질화되고 있다. 


교회교육은 이러한 문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지체현상을 빚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대간의 분리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 교회학교는 전근대적인, 근대적인, 후기 근대적인 가치관이 뒤섞여 있고, 여기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회학교 교사는 교육자로서의 권위를 제대로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학교식 교육은 영상문화에 살고 있는 포스트모던 시대를 사는 아이들에게도 부적합한 구조가 되어 가고 있다. 


논리적 개념보다는 ‘이미지’에 익숙하고 지식보다는 ‘느낌’이 중요하고,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대할 수 있기에 더 이상 교사와 학생이 구분되어지지 않고, 일방적이기보다는 ‘쌍방적’이기는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탈권위주의적인 새로운 교육구조가 요청되는 현실이다.

 

이제 교회는 다시금 신앙의 본질적인 모습을 되찾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동체 중심으로 삶과 삶이 부대끼는 현장 속에서 더 이상 교사와 학생이 분리되지 않고, 학생과 학생이 분리되지 않으며, 신앙의 앎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그러한 교육의 현장을 회복해야 한다. 이것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이를 서로 나눔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회복하는 초대교회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