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창35:1] 고향으로 돌아오는 야곱 / 추석설교

코이네 2017. 8. 2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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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오는 야곱

본문: 창세기 351-7

2012.9.30. 소토교회 주일낮설교(추석)

 

 

해마다 추석이 되면 정말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고향을 찾아 많은 이들이 길을 떠납니다. 어제 신문을 보니 그래도 올해는 귀경 시간이 좀 더 빨라진 것 같네요. 외국 사람들은 우리의 이런 모습이 상당히 신기한 모양입니다. 왜 그리 그 고생을 하며 고향에 가려고 할까? 이런 걸 보면 우리가 부모님에 대한 생각과 고향에 대한 애정은 서양사람들과 많은 차이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성경에 보면 우리만큼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한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야곱입니다.

 

1. 야곱은 누구?

 

아브라함의 상속자는 이삭이고, 이삭은 쌍둥이 아들을 낳습니다. 바로 에서와 야곱입니다. 에서는 그 몸의 특징이 붉기에 에서라 하고, 야곱은 그의 형의 뒷발을 잡고 나와서 야곱입니다. 에서가 형이기에 그에게는 야곱이 가질 수 없는 두 가지의 권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버지의 장자로서의 재산 상속에 관한 권한과 또 장자이기에 아버지로부터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권리입니다. 차자에게는 그런 권리가 없었기에 야곱은 이것을 탐냅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보면 야곱이 정말로 탐내는 것은 장자로서 받는 상속권이 아니라 축복권입니다. 재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 야곱은 그의 아버지 이삭을 보며 그 축복이 얼마나 귀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 하든 그 축복을 받으려고 갖은 꾀를 씁니다. 그래서 형을 속이고, 나중에는 아버지마저 속여 마침내 그가 원하던 하나님의 축복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야곱은 형의 미움을 받아 멀리 있는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하고, 거기서 레아와 라헬이라는 두 아내를 얻어 다복한 가정을 이룹니다. 무려 아들이 열에 딸 하나, 아내 둘에 첩 둘, 그리고 수많은 가축과 엄청난 재산을 모아 아버지 못지않은 거부가 됩니다. 그는 그 지역에서 알아주는 재력가였고, 성공한 이방인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부러울 정도의 그런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귀향영화 '귀향'의 한 장면

 

2. 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그런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일단 표면적인 이유는 그가 더부살이하고 있던 장인과 그 형제들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죠. 달라진 환경이 그를 지금 뿌리를 내린 그곳에서 떠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자가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특히 네가 떠나올 때 벧엘에서 한 나의 약속을 지키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아내들과 앞일을 상의합니다. 모든 것을 말해주고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경청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부간에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살아온 남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한 결정을 가족들에게 통고하고 따라와 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가족 간의 벽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는 것이죠. 야곱은 아내들의 의견을 듣고 서로 마음을 모아 일을 행합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이지만 이렇게 할 경우 억지로 따르기는 하지만 같이 마음을 모으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깨질 위험이 있는 것이죠. 이렇게 힘에 의해 억지로 하는 복종을 굴종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굴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야곱은 이렇게 가족들의 전적인 동의를 얻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걸림돌이 있습니다. 바로 형 에서입니다. 과연 20년이나 지났는데 형은 그 옛날의 앙금을 어떻게 갖고 있을까? 아직도 화를 품고 자신에게 보복하려고 할까? 그래도 우린 형제인데.. 아마 많은 생각이 오갔을 것입니다. 잘못하면 고향을 가다 죽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야곱은 고집스레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야곱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형이 400명의 군대를 이끌고 자신을 죽이러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20년 뼈빠지게 고생해서 일군 재산과 그의 가족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이 눈앞에 놓여 있는데도 그 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주님의 은혜로 형 에서와 극적인 화해를 하면서 그의 재산 절반을 형에게 주면서도 그는 기어코 벧엘을 거쳐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기를 쓰고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야곱이 가진 인생의 목적 때문입니다. 여러분 야곱이 그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무엇입니까? 바로 하나님의 복입니다. 하나님의 복을 받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재물을 모으고 이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을 받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일본 사람 전도하기가 그렇게 어렵답니다. 왜 어려운가 하면 일본 사람들은 신도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나를 축복해주는 신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예수님도 믿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가장 어려운 것이 예수를 위해 다른 신들을 다 버려야한다고 하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예수를 위해 다른 많은 신들을 버리는 것보다야 예수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예수라는 신의 축복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가 예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 할 때가 되면 신앙을 포기해버린다는 것이죠.

 

그런데 야곱은 그렇지 않습니다. 재물과 명예 그리고 자신이 누리는 안락한 생활, 심지어 가족과 자신의 생명보다더 하나님의 복이 더 중요하였던 것입니다. 좀 더 깊이 이야기하면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생명도 가족도 재물도 명예도 가치가 있는 것이지 하나님 없이 가지는 그런 모든 것은 아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하나님께로부터 와야 가치가 있지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것,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은 것 세상적으로 볼 때 정말 대단한 것처럼 보여도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치 아침에 잠시 보였다 사라지는 안개와 같은 것이며, 허무한 것이며,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외에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긴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믿음도 이런 강단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신앙의 신비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의 인생의 최고의 목적이 되면 그 때부터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변해집니다. 내 아내 내 남편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남편 하나님이 주신 아내, 하나님이 주신 자녀, 하나님이 주신 재물, 하나님이 주신 평화.. 그리고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더 소중해 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비결이며, 그토록 야곱이 이루고자 하는 하나님의 복을 받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3. 고향으로 돌아가는 야곱은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야곱은 몇 가지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첫째 그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합니다.

그의 형이 그를 죽이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진 야곱, 그는 얍복강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제발 이 위기를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리고 형 에서의 손에서 구원해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은 먼저 그로 하여금 지금까지 얼마나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는지를 알게 해주십니다. 홀홀 단신으로 길을 떠나 외삼촌의 집으로 두려움에 가득 차 이 강을 건널 때에는 지팡이 하나만 달랑 들고 있었는데, 이제 돌아오는 길은 엄청난 가족에 엄청난 재산, 그제서야 야곱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주여 내가 이 강을 건널 때에는 지팡이 하나만 들고 갔었는데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감사와 찬양이 터져 나옵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믿음으로 결단하며 그 길을 떠나면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아오고 있었던가를 깨닫게 되어집니다.

 

둘째, 그는 얍복강에서 하나님의 사자와 겨루어 이겼습니다. 그는 더 이상 남의 뒷다리나 잡는 야곱이 아니라 하나님과 싸워 이긴 이스라엘이 되었습니다. 명실상부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께 인정받았으며, 하나님은 이후 나는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셋째, 그는 그의 형 에서와 화해하였습니다.

 

넷째, 그는 오는 길에 험한 일을 당합니다. 그의 딸 디나가 강간을 당하게 되고, 이 때문에 그의 아들들이 복수하는 바람에 또 다시 큰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야곱을 지켜주시고, 사방 대적자들을 두렵게 하셔서 야곱을 지켜주실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모든 사람들에게 야곱이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켜주십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 하나님의 복의 존재가 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은 야곱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그의 고향으로 돌아오고자 했을 때 이미 하나님은 그 앞길을 이렇게 예비해두셨으며, 그를 이끌어 오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명자의 삶이며, 사명자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입니다. (*)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