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신앙

기도, 하나님 뜻대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이네 2019. 10. 2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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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기도하는 이유는 나의 바람, 소망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이게 아니라면 굳이 기도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이건 정말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는 기도할 때 내가 필요한 것,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내 뜻대로 이루어지길 소원하고 그것을 기도합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예수님을 처음 믿기 시작한 때부터 저를 가르쳐주신 전도사님께서 하루에 20분만 기도하면 성공하지 못할 사람이 없다는 말을 믿고 어떻게 하든 교회 예배당에서 20분을 견뎌보려고 시작한 기도였습니다. 처음에는 그 20분을 채우는 것이 왜 이리 힘든지요. 그 때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사람이 뭔가 많은 것을 갖고 싶고 원하고 싶으면서도 20분을 채울만한 소원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반복하기도 하고, 졸기도 하고 그러면서 20분을 채웠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힘들게 시작한 기도였는데, 기도 하면 할수록 기도할 거리가 더 많아 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가 마음을 두어야 할 일, 관심을 두어야 할 일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그리고 그 간에 그런 모든 것들에 대해 무관심하게 보낸 것을 회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생활이 계속되어지면서 기도가 더 재밌는 것은 제가 기도한대로 하나님이 이루어주시더라는 것입니다. 설마 하고 시작했는데, 정말 하나님은 저의 기도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내가 무엇이 필요한 지를 아시고, 그것을 하나하나 챙겨주시고, 저의 바람을 이루어주시는 것입니다. 기도하면 된다.. 이것이 저의 경험이었고, 그래서 함께 하는 이들에게 아주 자신있게 기도해봐라 그러면 된다 가르쳤습니다.

 

예전에 제가 부산노회 중고등부를 10년을 지도했습니다. 항상 815일이 되면 연합회 체육대회를 하는데, 15개 교회 정도가 참가를 합니다. 그런데 매년 할 때마다 운동장 마련이 힘들고 어떨 때는 하루 전에 결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운동장 빌리는 거야 어떻게든 한다고 쳐도, 날씨는 어떻게 하질 못하잖아요? 그래서 좋은 날씨를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학생 임원들과 함께 정말 간절히 기도하는데 신기하게 일기예보는 꼭 비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날에 꼭 비가 와요. 그러면 전화가 불이 납니다. 저는 담담하게 체육대회합니다. 걱정마세요. 내일 비 그칩니다. 그리고는 임원들과 다시 모여 기도합니다. 10년 동안 한 번도 비가 와서 체육대회를 못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떤 때는 바로 옆동네에서는 비가 오는데, 우리가 운동하는 지역만 비가 안 온 적도 있습니다. 한 번 두 번이라면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텐데 10년동안 계속 그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은 필요하면 비도 멈추어 주시는 구나. 이뿐만 아니라 제 개인적인 일도 마찬가집니다. 기도가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 고3 때도 야자 마치고 11시쯤 교회 와서 꼭 기도하고 집에 갔답니다.

 

그런데요, 어느 순간부터 기도하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제까지는 제가 일방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 말을 거시는 겁니다. 그런데 한 번씩 그 말이 절 굉장히 난감하게 만듭니다.

 

동진아 내가 니 바라는대로 다 해줄 수 있단다. 그런데 니가 원하는 대로 되면 정말 잘 된 것일까?”

 

처음에는 아주 자신있게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그 대답에 자신이 없는 겁니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수록 제 자신에 대해 정직해지고, 제가 참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알기 시작한 것이죠. 내 뜻대로 되면 다 잘될까?

 

 

대학 졸업반 때 친구의 꾐에 빠져 다단계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제가 졸업할 때 다단계 회사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이고, 순진한 저는 그 사람들의 말을 믿고, 어머니께 돈을 꾸어서 밑천을 대고 열심히 했습니다. 돈이 좀 벌리더라구요. 그런데 여러분, 다단계 시스템은 원래 교회에서 전도하고 봉사하는 시스템입니다. 그 시스템 자체가 하위 단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서 상위 단계에 있는 몇 사람을 먹여 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도 그렇잖습니까?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저 한 사람을 먹여살리고 계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헌금을 많이 한다고 제가 여러분께 이자를 드리거나 다른 보상을 해드리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그 헌신으로 여러분의 재산과 힘과 노력을 기꺼이 희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희생해서 좋은 일을 이루는 것, 교회를 살리고, 목회자를 먹이고, 좋은 일을 이루어가는 것, 그래서 그 희생이 아깝지 않은 것이 바로 다단계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돈을 버는 구조로 바꾸면 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서 몇 사람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이건 희생하는 일이 아니라 돈 버는 일인데, 억지로 희생하게 해서 몇 사람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 한 마디로 사기죠. 어제 신문에 보니 다단계 하위 그룹에 있는 사람들은 평균 연봉이 2만원이랍니다. 그런데 최상급에 있는 사람은 5천만원정도라네요. 왜 이렇게 되었죠? 5천만원 벌기 위해 나머지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희생시킨 것입니다. 나도 저 최상위에 가면 되지 않느냐? 그건 곧 나도 저런 남의 희생으로 내 배를 채우는 나쁜 놈이 되겠다는 말입니다. 기독교인은 결코 해서 안되는 직업입니다.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그걸 모르고 죽자살자 열심히 했습니다. 제발 성공하게 해달라고 밤새워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물건을 팔기 위해 공중전화를 하다 지갑을 그곳에 두고 나왔습니다. 그 안에 제 사업밑천이 다 들어 있었습니다. 하나님 제발 이 돈 좀 돌려주십시오.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들어주시지 않았고, 저는 쫄딱 망했습니다.

 

쫄딱 망하니까 회사에서 절 내보내주었습니다.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정말 쪽팔려서 죽고 싶었습니다. 부모님 뵐 낯도 없고..하나님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하나님 너무하신다고 대놓고 욕도 하고, 어떨 때는 묵비권으로 대항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요 얼마 후 뉴스에 제가 다닌 회사 회장 이하 전 간부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사기 횡령죄로 다 감옥에 들어갔는데 그걸 보는 순간 등에서 식은땀이 다 나더군요. 갑자기 주님께서 제 마음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잘 망했지?”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네 정말 잘 망했습니다. 성공했더라면 어떨 뻔 했습니다. 하나님 제 뜻대로 하지 않고, 하나님 뜻대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