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교육

이런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싶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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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와 깐깐한 선생님 그리고 아이를 향한 믿음과 열정의 결실


나와 함께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동료 아들의 이야기다.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인 이 아이는 4학년까지 이른 바 이 학교의 문제아로 꼽혔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해보면 공부 빼고는 다 잘하는 아이다. 체격 좋고, 운동 잘하고, 잘 생기고, 친구들 많고 하여간 내가 보기엔 참 괜찮은 녀석인데 학교에서는 알아주는 문제아로 통하고 있었다.

이렇게 문제아로 낙인 찍힌  이유는 일단 공부가 바닥을 헤메고 있는데다, 놀기와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이를 자제할 능력이 없어서 가끔 사고를 친다. 친구와 싸워서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온갖 개구장이짓을 해서 선생님이나 다른 이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공부할 때는 산만한데, 운동할 때는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있고,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에 절대로 지지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문제아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아이에 대해 최소한 두 사람은 문제아로 보지 않는 이가 있었다.

첫째가 바로 그의 아버지다. 그는 아버지의 관점에서 자기 아들을 보았을 때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갖고 있는 꿈이나 심성은 다른 아이들보다 훌륭하다며 주위의 평가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자기 아들이 위해 매일 기도하며, 틈만 나면 자기 아들을 자랑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것은 이 아이의 자존감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았다. 누가 뭐래도 아버지가 자신을 믿어주기에 주위의 시선에 주눅들지 않고 꿋꿋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5학년이 되었을 때 이 녀석에게 천적이 나타났다.
바로 자기 반 아이 한 명 한 명을 자기 자식처럼 대하는 모진 선생님을 만난 것이다. 이 학교에서 제일 깐깐하고 힘들다는 선생님이 담임이 되었을 때 그 아이의 부모는 걱정이 많았다. 저런 선생님에게 믿보이면 정말 힘들텐데, 선생님 때문에 아이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우였다. 이 열정넘치는 선생님은 이 아이를 편견을 갖고 보지 않았으며 자신이 열심히 가르치면 확실하게 달라질 수 있는 아이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이 때부터 이 녀석 시련의 세월이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공부는 대충하고, 숙제도 대충하고, 시험도 대충 쳤는데 이것이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 숙제를 끝까지 하도록 하고, 공부도 이해될 때까지 가르치신다. 에누리가 없다. 해야할 것을 제대로 해야 집에 보내줬고,퇴근 후에는 아이 집에 전화를 걸어 숙제를 하고 있는지,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시는 것이다.


이런 선생님 때문에 우리의 문제아 처음에는 미칠 것 같이 힘들어 했다. 하지만 점점 선생님의 정성과 열정에 동화되어가더니, 선생님이 자신을 믿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곤 점점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선생님이 마치 1:1로 가르치듯 알아듣기 쉽게 차근차근 세밀하게 가르치니 이전에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어지고, 공부하는 즐거움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전에는 나는 공부해봐야 별 수 없다는 자조적인 태도를 가졌기에 아예 포기하는 심정으로 공부하였는데, 이제는 조금만 하면 나도 남들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마침내 스스로 공부하게 되었다. 


이 후로 이 아이는 눈에 띄게 변화되었다. 그렇게 악동처럼 날뛰던 녀석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차분해지고 어른스러워졌다. 원래 운동을 잘하였었는데 이제는 공부까지 잘하는 아이가 되기 시작했다. 아이 스스로 자기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자 주위의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알아주는 문제아가 이제는 리더십을 갖춘 멋진 녀석으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이 아이를 그렇게 열심히 가르친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셨고, 6학년이 되자 새로운 선생님을 만났다. 다행히 새로운 담임 선생님은 이 학교에 갓 전근 온 분이어서 이 아이의 과거를 모르는 선생님이다. 그 선생님에게 비쳐진 이 아이는 아주 모범적인 학생에 다름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 첫 시험을 보았다. 그런데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험 결과 이 아이의 성적이 그 학교 전체 최상위에 속한 것이다. 선생님이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시험 결과와 축하의 말을 전해주셨다. 자녀들 시험 이야기만 나오면 나오면 웬지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시험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며 여유있는 모습으로 아들 자랑한다.

그 아버지가 시험 결과가 나온 후 아들에 대한 에필로그를 들려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 부모님의 축하를 뒤로 한 채 전화기를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란다. 그리고 5학년 때 그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선생님 이번에 제가 공부를 좀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시험 성적이 아주 잘 나왔어요. 모두가 선생님 덕분입니다.. 선생님이 기뻐하실 것 같아 제일 먼저 전화드리는거예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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