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칼럼

가정은 작은 성전

코이네 2017. 10. 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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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곧 생활의 성전

 
성전이 무너진 후 유대인들은 신앙 생활의 구심점을 성전에서 가정으로 옮겼다. 이제는 가정이 성전의 역할을 하는 곳이 된 것이다. 가정이 곧 성전이 된 것이다. 더 이상 성전에서 희생제사를 드릴 수 없게 된 유대인들은 가정에서 아침저녁으로 기도를 드렸다. 그것이 성전에서 바치던 희생제물을 대신하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가정에서 아버지는 단순한 가장이 아니라 성전에서의 제사장을 대신하는 사람이 되었다.

즉 가장은 가정의 제사장의 역할을 했다. 안식일이 되면 점심때까지만 해도 밥을 먹던 테이블은 저녁이 되면 제단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다 할라(Halla)라고 하는 것을 두 조각 놓는다.

이것은 성전에서 금으로 덮어 만든 테이블 위에 떡을 두 줄로 놓아두었던 것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토라(하나님의 말씀)를 함께 나누었다.

성전의 성가대를 대신해서 가정에서 상을 둘러싸고 가족들이 찬양을 했다.

이렇게 성전이 무너진 후 가정이 성전을 대신하는 곳이 되었으며,

그래서 가정을 "작은 성전"또는 "축소된 성전"(miqdash me'at)이라고 부른다.

 

가정

 

유대인들에게 가정은 단순한 성(castle)이 아니라 성소였던 것이다.

가정이 그들의 신앙 생활의 중심 센터였다.

광야에서의 성막이 성전으로, 그리고 성전이 "작은 성전"인 가정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렇게 가정에서 자녀들은 영적인 가장(제사장)인 부모로부터 말씀을 배우고 기도를 배우고 하나님 섬기는 것을 배웠다. 그들은 가정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회당이 있기는 했지만, 회당은 기본적으로 예배의 장소가 아니라 교육의 장소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는 장소였던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신앙 생활의 중심은 기독교의 교회에 비교할 수 있는 회당(synagogue)이 아니라 가정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회당보다 가정을 더 중시한다.

유대인들은 어느 곳이나 10명만 있으면 회당을 세우게 되어 있다.

그러나 회당이 다 없어진다고 할지라도 유대교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가정이라고 하는 성전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신앙 생활의 센터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교회 중심의 신앙 생활만 강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유대인들에게서 교회만 성소가 아니라 가정도 성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너는 네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계명을 부지런히 가르치라"(신 6:7)

 

는 말씀처럼 부모는 가정에서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책임지는 영적인 제사장, 영적인 가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교회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또한 가정에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골방"이 있어야 한다.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마 7:6). 유대인들은 기도하기 위해 성전에 올라가지 않았다. 회당을 찾아가지도 않았다. 물론 성전 뜰에서 기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정에서 기도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성전은 예루살렘 한 곳에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자연히 가정 중심의 신앙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니엘도 이층 다락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다. 초대 교회 교인들도(그들은 유대인들이었다)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였다. 베드로도 기도 시간이 되었을 때에 기도하기 위해 지붕으로 올라갔다(행 10:9).

 

그러면 "골방"이란 어떤 방인가?

이 방은 기도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된 방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영어 성경(New King James Version, NIV)에 보면 단순하게 "your room"으로 옮겨져 있다.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라고 할 때 이 "골방"은 기도만을 위해서 따로 준비해 놓은 방이 아니라,

거기에서 자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그런 방을 말한다.

그 방에서 바로 문을 닫고 기도하라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경건 생활의 중요성을 이 말씀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가족을 위해서, 특별히 자녀들을 "위해서" 교회에 나와 많은 기도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함께" 하는 기도가 부족하다. "위해서" 하는 기도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기도는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가정에서 배우자와 함께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기도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가정도 작은 성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정의 테이블은 단순한 식탁이 아니라 그 위에서 하나님이 주신 만나를 나눌 수 있는 "제단"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방은 단순한 방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기도하는 "골방"이 되어야 한다.

부모는 단순한 가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영적인 제사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