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칼럼

하나님의 나라를 옮기는 사람들

코이네 2019. 3. 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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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를 옮기는 사람들  

 

 

제자들은 그물과 배와 부친을 버려두고 예수를 좇았다. 그물은 바다에서 고기를 끌어올리는 도구이고 배는 바다를 헤치고 다니는 도구이며 부친은 생업을 이어주는 사람이다. 예수님이 부르자 그들은 삶의 모든 도구를 버려 두고 예수를 따랐다.

 

사람들은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산다.  물고기는 사망의 바다인 세상에서 사람의 목숨을 이어주는 근근한 양식이다. 살려고 하면 물고기를 먹어야 한다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땅에서 나는 소산이 부족하다. 주로 바다에서 생업을 갖는다. 제자들은 예수를 따르기 전에 주로 물고기에 생활을 의존하던 사람들이었다. 이 업을 그들의 부친들로부터 이어 받고 가르침 받아서 살아갔던 것이다. 유태교는 사탄에게 유린당한 인간의 영혼을 계율과 유전 등으로 또다시 도륙했고 로마는 피폐한 육신들을 과한 세금으로 더욱 주리게 했다. 이런 현실은 물 속에 있는 고기들에게 그물을 던지는 것처럼 막연하고 암담한 것이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다 꺼내고 던졌다 꺼냈다. 그러나 걸려온 것이 없었다. 그럴 수 있는 것이 바다에서 고기잡고 살아가는 인생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갈릴리 바다에서 그물을 던지고 꺼냈던 사람들이었다.

그물을 꺼낼 때마다 희비는 엇갈린다. 그러나 이 길 외에는 또 다른 길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그물을 던지고 고기를 잡는 일은 소중했다. 그 길 외의 다른 삶이 없기 때문이다. 이 업은 그들의 모든 것이었으며 그들의 세계였다. 거기서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였다. 아버지가 바다에서 죽어도 아들은 그 길을 또 걷는다. 그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길은 꼭 즐겁고 바람직한 길이어서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길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소중했던 것이다.

 

그러나 주님이 부르실 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따라 나섰다.

예수를 따르는 길은 무엇을 배워서 인생을 더 윤택하게 하는, 그런 제자의 길이 아니다. 주 예수님이 전파하신 것은 우리의 삶에 무엇을 더해 주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나라였던 것이다.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암담한 나라에서 또 다른 새로운 나라를 전파했던 것이다. 제자들은 그 나라를 듣고 따라 나섰다. 그러기 때문에 그것은 그물을 던지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기는 것이었다.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나라에 살려면 어디로 가더라도 그물과 배와 부친이 함께 있어야 한다. 밥을 먹고사는 세계에 살려면 어디로 가더라도 쌀과 솥이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빵을 먹고사는 세계에 가려면 쌀과 솥은 필요가 없다. 새로운 세상에서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예수를 따르는 것은 내가 속한 세계에서 예수에게 무엇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속한 세계에서 그가 속한 세계로 옮기는 것이다. 애굽에서 이스라엘은 노동의 소득을 먹었고 광야에서 그들은 은혜의 양식을 먹었으며 가나안에서 그들은 땅의 소산을 먹었다. 세계가 달라지면 양식도 달라진다. 예수의 나라에는 그 나라에 필요한 것들이 따로 있다. 이제는 캄캄한 바다 속을 헤매는 그물 던지는 생활이 아니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생활이 아니라 사람을 낚는 생활이다. 물고기를 대하는 나라가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나라다.

 

하나님의 나라를 옮기는 사람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가야 한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은 자신이 지금 나라를 옮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수는 그의 나라를 전파했다. 우리가 그의 나라를 보지 못한다면 그를 따를 수 없을 것이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적다. 그 이유는 그의 능력은 알지만 그의 나라를 모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고침 받고 가르침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제자가 되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나라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는 나라를 전파하러 오셨다. 하나님의 목적은 그의 나라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어떻게 기도할 것을 물었을 때 "나라가 임하옵소서"라고 기도하라 하셨다. 제자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기도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종교를 전하러 오지 않으셨다. 그는 나라를 전파하러 오신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나라가 달라지면 모든 것들이 달라진다. 자기의 것들을 버리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 나라를 본 사람은 이것이 두렵지 않다.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이 저 나라에서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여러 사람의 부축을 받으면서 간신히 우주선을 나오는 것이 사진으로 보도되었다. 그 우주복은 이 지상에서 활동하기에는 얼마나 불편한가. 그러나 우주선 안에서는 그 옷이 없으면 죽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없으면 죽는다고 하는데 주님은 그것을 버리라고 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님은 그의 나라를 전파하셨고 제자들은 그물과 배와 부친을 버려 두고 주를 따랐다. 천국을 본 사람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좇는다. 바다에서 헤매는 사람들은 그물과 배와 그 업을 물려주는 부친이 필요하다. 그러나 천국에 들어온 자들은 그것들이 필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