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서
본문 : 시 134:1-3
시편 120편부터 134편까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에 예배하러 갈 때 찬송하였던 노래들입니다.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는 총 15편인데, 그 시작이 되는 120편은 환란 중에 있는 자신을 도와달라는 탄원으로 시작하고, 134편은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복을 주신다고 하는 축복으로 끝을 맺습니다.
시편 134편은 3절로 이루어진 짧은 시이지만 여기에 우리 성도들이 어떻게 하나님께 헌신하고 예배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 보라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
보라.. 무엇을 보라는 것이죠?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종들입니다. 보라는 말은 감탄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면서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사람들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보라’ 이 말에 지금 나는 누구를 보고 있는가 생각하게 합니다. 여러분의 관심은 지금 누구에게 향하고 있습니까? 오늘 양산에만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동네 사람인가 궁금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의 건강이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라 나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확진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이죠. 우리의 관심이 무엇이냐에 따라 누굴 보는지 달라집니다. 또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달라집니다. 우리가 온전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목하고 봐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죠. 그걸 살필 수 있어야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믿음도 커지고 또 하나님이 주신 사명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 자신의 신앙을 위해 내가 주목하고 봐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말씀은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는 여호와의 모든 종들’을 보라고 합니다. 이 말씀에서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밤에’입니다. 왜 하필이면 밤에 성전에 서 있는 하나님의 종들일까? 도대체 밤에 하나님의 성전에 서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세 종류의 사람들이 밤에 여호와의 성전에 서 있습니다.
첫째는 성전에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레위인과 제사장들입니다.
제사장들은 제사의 의식을 맡고 있고, 레위인들은 성전을 돌보고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성전을 섬기는 일은 같지만 그 역할은 다른 것입니다. 이들은 낮에도 할 일이 많지만 밤에도 그 일을 쉬지 않습니다. 그들은 성전의 규례에 따라 성소의 불을 계속 밝히기 위해 기름과 향을 계속 제공해야 했고, 성전에 가지고 오는 예물을 관리하기도 하고, 또 성전이 더럽지 않도록 계속 청소도 해야 합니다. 어떤 일은 사람들에게 돋보이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맡겨진 소임을 밤이고 낮이고 계속해서 묵묵히 해나갑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자신들의 기업(재산)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맡은 소임이 어떤 것이라도 ‘나는 하나님의 성전을 돌보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하나님의 종’이라고 하는 자부심이 남다른 사람들입니다.
우리 교회도 그렇습니다. 교회를 위해 참 많은 일꾼들이 있습니다. 목사와 장로, 권사와 집사 등 직책이 있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돋보이는 자리에 서는 사람들도 있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낮이고 밤이고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서 헌신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하나님이 주신 직분을 삼생의 영광으로 삼는 사람들을 하나님은 주목하여 보십니다. 하나님께서 마귀에게 ‘너 내 종 욥을 보았느냐?’ 하시며 자랑하듯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종들을 자랑스럽게 여기시고 그들을 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둘째는 정해진 절기에 하나님의 성전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입니다.
예배나 제사는 대부분 낮에 행합니다. 그런데 특별한 절기가 되면 밤에도 그 예식이 이어집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여기고 밤에도 하나님을 예배하는 신실한 사람. 하나님께 예배하는 시간을 아깝게 여기지 않고 도리어 이 시간을 귀하여 여겨서 하나님의 성전을 찾는 사람들. 하나님을 기뻐하는 사람들을 하나님이 주목하여 보시고, 이들을 자랑스러워하시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성전을 찾는 순례자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일 년에 세 차례는 의무적으로 성전을 찾아 절기를 지켜야했습니다. 이렇게 신앙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하나님에 대한 간절한 사랑과 열정으로 평소에도 하나님의 성전을 찾는 순례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성전을 찾아 예배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밤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성전을 찾았고, 다른 숙소를 구하지 못해 성전 뜰에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열심. 이런 이들을 하나님을 주목하시고 사랑하십니다.
2. 송축하라
이렇게 밤늦은 시간에 성전을 찾은 사람들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들의 목적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을 송축하고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입니다. 송축한다는 것은 다른 목적 없이 그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고 하나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하여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사심 없이 다른 목적 없이 그저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 그저 전 하나님이 좋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 무한한 영광이며 내 인생의 목적이고 기쁨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 송축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눈길은 성소를 향하고 있습니다. 성소는 예전에 모세가 하나님과 대면하여 만나 대화하는 곳이었고, 하나님께 백성들의 모든 죄를 용서받는 자리이며, 하나님이 임재하여 그 영광이 충만한 곳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성소를 향해 살아갑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루에 세 번 성전을 향해 꼭 기도하였습니다. 성소를 향해 손을 들고 기도합니다. 손을 들고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고, 손을 들고 하나님께 항복하며 하나님께 순종합니다. 손을 들고 경배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본분이며, 온전한 모습입니다. 성전을 사모하는 우리를 하나님이 바라보시듯 하나님이 사랑하는 우리들 역시 늘 하나님의 임재를 기대하며 내가 있는 자리가 하나님이 계시는 성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교회가 하나님이 임재하는 성전이 되어야 하며, 우리는 그렇게 사모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종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종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기쁨과 감격과 사랑으로 내가 하나님을 송축하는 것이 하나님의 종입니다. 이것이 내게 더없는 영광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님의 종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종들이 부르짖는 기도를 들으시고, 이들의 예배를 기뻐하시며, 이들에게 은혜 베푸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라자끼 모모꼬”라는 일본의 어느 개척교회의 목사의 사모가 있었습니다. 남편을 도와 열심히 사역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악성 폐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자신이 악성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그 사모는 노트 두 권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는 죽기까지 44일간의 투병일기를 썼습니다. 그 투병 일기가 책으로 인쇄되어 수많은 일본인들을 울리고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하라자끼 모모꼬”는 바로 그날의 일기를 이렇게 썼습니다. “내 마음은 주를 경배하며, 내 영혼은 내 구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기뻐하노라. 오늘이라는 날, 1978년 6월 28일을 나는 분명히 적어 놓아야만 하겠다. 오늘은 내 길지 않는 생애에 있어서 획기적인 날이 되었다. 나의 생애는 오늘부터 시작된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삶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로부터 한 달이 조금 지난 7월 30일, 교회에 갈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을 상실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날, 그녀는 교회를 나갈 수 없는 상태에서 교회에서 성도들이 드리고 있을 예배를 상상하며 시 한편을 남겼습니다.
“내 신음이여, 내 찬미의 노래가 되어라.
내 괴로운 숨결이여, 내 신앙의 고백이 되어라.
내 눈물이여, 내 노래가 되어라. 주님을 찬양하는 내 노래가 되어다오.
내 병든 육체에서 나오는 모든 숨결이여, 호흡의 곤란이여, 기침이여,
내 열이여, 땀이여, 내 숨결이여 최후까지 내 찬송이 되어라.”
많은 신앙인들이 대부분 ‘낮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로 아무 탈 없고, 건강하고, 하는 일마다 잘 되며, 소원하던 것들이 다 이루어지면 노래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밤이 되면 노래하지 못하지요. 도리어 찬양하던 입술에서 원망과 저주가 쏟아져 나옵니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오늘 대부분의 성도들의 모습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여러분, 참 신앙인은 밤에도 노래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인생의 어두운 밤을 지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노래하십시오. 밤의 두려움 속에서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아침을 열어 주실 하나님께 찬미의 제사를 드리십시오. 감사와 찬미의 노래만이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도 해결할 수 없고, 동서남북을 바라보아도 꽉 막혀 절망뿐인 어두운 밤. 그 처절한 아픔과 눈물로 얼룩진 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감사와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성소를 향하여 손을 들고 여호와를 송축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이 밤에 부르짖는 기도와 밤에 부르는 노래를 들으시고 응답하실 것입니다.
3.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
신10:13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하나님은 하나님의 종들인 우리가 행복하기를 원하셔서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하나님입니다.
신33:29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 그는 너를 돕는 방패시요 네 영광의 칼이시로다 네 대적이 네게 복종하리니 네가 그들의 높은 곳을 밟으리로다
늦은 밤 하나님의 성전에 서서 하나님을 찾아온 사람들, 하나님께 예배하며 송축하는 사람들, 하나님의 성전을 섬기는 사람들 모두가 다 하나님께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만드시며 ‘좋다’고 흡족해하셨습니다. 사람을 지으시고는 ‘매우 좋다’고 당신이 하신 일에 스스로 크게 만족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런 존재입니다. 밤 늦은 시간 성전에 서서 하나님을 송축하는 모습,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며 ‘매우 좋다’ 그렇게 흡족해하시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러길 기대하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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