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 문화

킹콩을 들어라, 나도 내가 울고 있는지 몰랐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4. 29. 15:08
>

영화 이야기, 킹콩을 들어라




정말 오랜만에 본 영화, 그러나 너무나 멋진 선택에 보고 나서도 스스로 흐뭇해했던 영화, 상영시간 내내 나도 모르는새에 울고 있었고, 웃고 있었고, 다음 장면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해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영화, 역도란 스포츠가 이리도 매력적이었던가 싶었던 영화, 다시보고 싶은 영화, 그러면서도 내 삶을 돌아보며 나를 부끄럽게 한 영화...


영화 "킹콩을 들다"를 보고 난 후 내가 이 영화에 대해 한 마디 하라고 하면 즉석에서 쏟아낼 수 있는 말들이다. 킹콩을 들다는 그만큼 내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 그리고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 영화였다.


1. 역시 이범수
나는 이제껏 이범수가 출연하거나 주연을 맡은 영화 중에 실망한 것이 거의 없다. 어떤 역을 맡아도 그 영화를 맛깔 나게 하는 배우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이범수가 나온다면 일단 한 점 먼저 주고 본다. 그만큼 그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나의 기대는 "역시 이범수"라는 말이 나오게 하였다.

2. 대단한 까메오진과 조연들
오랜만에 본 우리 역도의 영웅 전병관은 이제 관록이 묻어나는 중견 지도자로서 포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한 마디 대사도 없었지만 그의 침묵 속에 감추어진 포스. 그의 눈빛만으로 역도 경지장의 비장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또한 경기 심판이 이배영선수임을 알았을 땐 웃음이 터져나왔다. 끝까지 역도를 놓치지 않았던 그 집념이 흰기를 놓치지 않고 한 마디 말도 없이 열심이 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에 역도인들의 사랑이 배여있다고 느낀 것은 아마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교장 교감 역의 박준금과 우현 그리고 변희봉님의 연기는 극을 아주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이끌어갔다.

3. 역도가 이렇게 매력적인 운동이었는가?
시골 학교, 역도를 시작하는 동기는 다르지만 한 번 시작한 것, 성공하겠다는 집념과 이를 위해 이를 악물고 도전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시간이 지날 수록 역도라는 운동에 빠져들게 하는 그녀들의 포스. 그 열정에 나는 눈물을 흘리고 응원하고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즐거워했다. 외모가 아닌 열정으로 사람을 사랑하게 하였다.


킹콩을 들다

영화 킹콩을 들다의 한 장면



4. 마지막 장면 영자(조안)의 사자후 소름이 돋았다
베이징 올림픽, 2차시기를 실패하고 금메달을 위한 마지막 도전. 역기를 향해 걸을 내딛는 영자, 그리고 뿜어나오는 기합소리, 그것은 사자후였다. 내 가슴을 찡하게 파고들며, 소름을 돋게 했다. 역기를 들면서 지르는 그녀의 사자후, 그것은 이 영화 내내 짊어져왔던 인생의 무게를 거뜬히 들어버리는 용기였다. 그녀의 사자후는 내 머리에 얹혀진 삶의 상념들을 일거에 날려버렸다.

5. 우리의 교육 현장, 가슴이 아팠다.
아이를 위해, 아이들을 사랑하는 현장이 아니라, 아이들을 이용하고, 아이들이 수단이되는 현장에 가슴이 아팠다. 교육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들이 교육자임을 자처하고, 그렇게 폭력을 행사하는 현실이 가슴 아팠다. 그래서 더 많이 울었는지 모르겠다.

6. 내 삶이 부끄러웠다
그렇게 제자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던진 이지봉 선생님은 목사인 나를 충분히 부끄럽게 했다. 나도 저리 사랑하고 있었던가?  
그의 죽음을 애닲아하며, 그 가슴에 묻었지만 다시금 생각하면 힘이되는 그런 영향력이 내게도 있는가? 그 부끄러움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고, 마침내 나를 울게 만들었고, 돌아와서는 울면서 기도하게 만들었다.

7. 옥의 티
주인공들이 역도를 배우면서 시작한 시대적 배경은 70년대  이글을 쓰는 필자와 같은 시대를 보여준다. 그 후 영자가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는 나이는 최소한 40대 초반이 된다는 것인데, 약20년의 세월이 슬쩍 지나가 버린다. 이 시간차는 그 시대를 다 지나본 필자의 경험이고, 그렇지 않은 20대 이하는 나처럼 그런 시간 공백을 느낄 수 있을까? 좀 궁금해진다.


누구에게든 꼭 보라고 권해주고 싶고, 우리 가족 모두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영화이다.


기도훈련, 마음에 쌓인 한을 토로하는 한나의 기도
애국가가 이리 슬픈 노랜 줄 몰랐습니다
키스도 하지마, 신종인플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해운대,하지원이 발로 연기했다고? 난 좋기만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