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사도행전12장, 의리를 지켜야 교회가 산다

코이네 2014. 10. 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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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를 지키는 교회 

본문 : 사도행전 12장 1-17절

2014.8.10. 소토교회 주일낮예배 설교

 

 

 

1. 요즘 트랜드는 의리

 

요즘 ‘의리’가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를 의리로 시작해서 의리로 끝냅니다.

‘안녕하으리, 밥먹으리, 일하으리, 커피먹으리, 집에 잘 가으리, 잘 자으리.’

 

그런데 의리가 뭘까요? 영화 친구2에 보면 한 깡패가 자기 쫄다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왜 깡패들은 서로 부를 때 형님 동생하는 줄 아느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 함께 살고, 함께 일하고, 그런다보니 친해져서 그런 것 아닙니까? 그렇지 거기다 함께 배고프고, 고생하고, 도망다니고, 감방도 가고, 그러다보니 형제처럼 찐한 의리가 생기기 때문에 형동생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그건 돈가지고 되는게 아니다.’ 깡패도 의리를 알면 건달이고, 모르면 생양아치가 되는 것입니다. 깡패도 의리를 아는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들보다 더 의리를 지키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이장군 묘역남이섬에 있는 남이장군 묘역

 

2. 베드로에 대한 교회의 의리

 

여러분, 의리가 있어야 교회도 바로 섭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을 보면 초대교회 사정이 잘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초대교회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성령의 임재로 수천명이 주님 품으로 돌아오는가 했더니 그 이후 제사장들과 당시의 지도자들에 의해 핍박을 받습니다. 그러다 스데반 집사님이 순교를 하게 됩니다. 스데반의 죽음은 교회에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 상처가 이제 좀 아문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헤롯이 교회를 핍박하며, 사도 야고보를 처형시켜버립니다.

 

성경에 보면 헤롯이라는 이름이 다섯 사람 나타납니다. 하나는 예수님 오실 때에 베들레헴의 유대 아기들을 다 죽인 소위 헤롯대왕입니다. 그 다음 헤롯 아켈라오라라는 왕이 그 뒤를 잇지만 얼마 왕노릇 못하고 사라집니다. 그 다음이 헤롯 안티파스, 세례 요한의 목을 벤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안티파스를 헤치우고 나타난 왕이 헤롯 아그립바 1세입니다. 헤롯대왕의 손자입니다. 그는 본래 갈릴리 근방의 분봉왕이었는데 정치적인 수완이 좋아서 안티파스를 몰아내고 이제는 유대와 사마리아까지 통치하는 권한을 로마로부터 받아낸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사람이 헤롯 아그립바2세입니다. 나중에 바울의 전도를 받고 바울아 네 학문이 너를 미치게 했다고 한 사람입니다.

 

지금 야고보를 죽인 헤롯은 바로 헤롯 아그립바 1세입니다. 그가 왕권을 잡고 난 뒤 그의 권력을 확고하게 하려면 유대인들의 지지를 얻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로마의 지지도 필요했습니다. 뭘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그 정치적 희생물로 지목된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미움과 위협감을 주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해서 유대인들과 로마의 지지를 얻고자 한 것이죠. 순전히 정치적 욕망에서 기독교를 박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이런 의도가 적중합니다. 유대인들이 야고보의 죽음을 보고 흡족해 하더라는 것이죠. 이에 힘을 얻은 헤롯은 당시 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베드로를 체포하고 구금하게 됩니다. 그런데 체포한 때가 무교절입니다. 이 무교절 다음에 바로 유월절이 이어집니다. 이 절기에 사람을 사형시킨다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일단 유월절이 지나면 처형을 시키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감옥에 무려 16명이 베드로를 철통같이 지킵니다. 먼저 감옥 안에 베드로를 넣고 그 양 옆에 군인 두 사람이 함께 합니다. 그리고 감옥 밖에서 또 감옥의 복도와 연결되는 통로에 군인들이 또 지킵니다. 그만큼 감옥의 분위기가 삼엄했습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떠시겠습니까? 이렇게 군인들이 살벌하게 자기를 노려보며 지키고 있고, 이제 언제 잡혀나가 처형될지 모르는 이런 위급한 상황, 보통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넋 놓고 한숨부터 쉬면서 그저 눈물만 줄줄 흘리거나,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할 것입니다. 잠이 오겠습니까? 마음속에 온갖 상념들, 걱정들이 들끓어 정말 미칠 지경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베드로는 두 군인 사이에서 아주 편안히 잠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잠든 것이 아니라 완전 세상모르고 잠자고 있습니다. 이렇게 태평일 수가 없습니다. 이 베드로의 모습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얼마나 깊이 잠들었는지 천사가 베드로를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데, 하도 안 일어나니까 옆구리를 차서 깨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서 베드로에게 이런 평안함이 있었을까요?

 

그의 깊은 신앙도 한 몫을 했지만 더 큰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교회가 그를 위해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베드로가 옥에 갇히자 모두 제 살기 위해 뿔뿔이 도망친 것이 아닙니다. 도리어 베드로를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함께 모여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신앙의 의리입니다. 사도가 힘들고 어려울 때, 옥에 갇혔을 때 외면하지 않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힘들 때 곁에서 도와주고, 보듬고 힘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천국에 관해 말씀하실 때 마지막 날에 양과 염소를 나누며 묻습니다. 너희는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모른척했다. 아니 우리가 언제요? 너희가 외면했던 그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바로 나다. 양들에게 말합니다. 너희는 나에게 의리를 지켰다. 언제요? 바로 너희가 보살폈던 그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바로 나다. 여러분, 교회가 위험 속에서도 든든히 서가는 비결은 이처럼 어렵고 힘든 때 서로 격려하며, 간절히 기도하면서 성도간의 의리를 지켰기 때문입니다.

 

3. 베드로의 의리

 

베드로도 의리를 지킵니다. 천사가 그를 감옥에서 이끌어 낼 때 그는 이에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감옥에서 풀려나와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아 주님이 나를 이끌어 내셨구나. 그렇게 감옥에서 나온 베드로가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엇입니까? 바로 마가의 다락방을 찾아간 것입니다. 아마 그곳은 초대교회의 본부 역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내가 체포되었을 때 성도들이 얼마나 걱정하고 힘들었을까? 이제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된 사실을 우리 성도들에게 빨리 알려야겠다, 그리고 나를 이렇게 구원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우리 성도들에게 빨리 알려야겠다, 그들을 위로해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찾은 것이죠.

 

마가의 집에 모여 있던 성도들, 거기서 그들은 베드로를 보았습니다. 바로 전까지 베드로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자기 눈앞에 베드로가 나타난 것을 보고 그들은 실로 믿기질 않았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그런 베드로를 구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들의 믿음을 더욱 굳게 세웠습니다.

 

베드로가 당부합니다. 내가 지금 너희에게 전한 이 말을 다른 성도들에게도 꼭 전해달라. 그래서 그들도 나로 인해 걱정하는 마음을 풀고, 또 하나님이 하신 이 기적을 듣고 믿음을 더욱 견고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하는 의리입니다. 좋은 것을 나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함께 하는 성도들과 나누어 가지는 것입니다. 성도는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며, 이를 통해 그 믿음을 굳게 세워가는 의리가 있어야 합니다.

 

4. 주님에 대한 의리

 

베드로는 감옥에서 풀려난 그 자리에서 몸을 피합니다. 우리 생각에 어쩌면 이렇게 풀려났으니 다음 아침에 당당하게 나가서 봐라 하며 맞짱을 뜰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지금 베드로가 풀려난 것은 헤롯과 맞장떠서 그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베드로, 그가 몸을 감추었지만 그는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가는 곳 어디든지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쿼바디스」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베드로는 로마에 복음을 전하러 갑니다. 그런데 핍박이 너무 심해 전도할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로마를 피하여 도망을 갑니다. 도망가다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베드로가 도망하던 장소에 지금도 그 자취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전설대로는 예수님의 발자국이 있거든요. 예수님께서 로마 쪽으로 가시니까 "쿼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여쭙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네가 버린 로마를 위해서 내가 네 대신 들어가 다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란다"하십니다. 이에 베드로는 "제가 로마로 가겠습니다"하고 다시 로마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체포되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되었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예수님과 똑같은 모양으로 죽는단 말인가. 거꾸로 매달아다오"하고 그는 마침내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베드로는 주님에 대한 그의 의리를 끝까지 지켰습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의리가 밥 먹여주냐? 의리가 밥 먹여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주님에 대한 의리, 성도에 대한 의리, 교회에 대한 의리, 세상에 대한 의리를 지킬 때,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가십니다. (*)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