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

창 26장 그랄지방에 거주하는 이삭 그리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주시는 하나님

 

 

 

아브라함이 세상을 떠난 후 이삭은 아내 리브가와 함께 가나안의 남부에 있는 브엘라해로이라는 곳에서 생활을 합니다. 그러다 가뭄이 심해져서 그는 애굽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웁니다. 하나님은 이 때 아브라함에게 애굽으로 가지 말며, 내가 지시한 땅 곧 이 땅에 거주하면 내게 너와 함께 하며 네게 복을 주겠으며, 아브라함에게 한 약속을 이루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이삭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블레셋 사람들이 거주하는 그랄 지역으로 옮겨 거기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랄은 위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가나안 지역의 동쪽 해안평야 지대로 지중해의 영향을 받아 비가 많이 내려서 가뭄을 거뜬히 견뎌낼 수 있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당시 문화가 발달했을 뿐 아니라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며, 폭력적이고 용맹했습니다. 완전 상남자 스타일의 마초적인 냄새가 풀풀 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삭이 이들과 함께 살려고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미모가 빼어난 아내 때문에 자신이 살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고 그 땅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믿음의 결단을 내렸지만, 또 한편으로는 당장 눈앞에 닥쳐있는 어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할만한 능력은 없었던 것이죠. 이 상황에서 그는 하나님을 바라보기 보다 생존본능이 앞섭니다. 그래서 자기 나름으로는 최선의 비책을 세웠다고 생각하였고, 이는 당분간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래서 잘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이삭의 비책은 얼마가지 못하고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 땅의 주인인 그랄왕 아비멜렉이 그 아내 리브라가 마음에 품고 있었고, 그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눈을 떼지 못합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그녀의 장막을 훔쳐보고 연모의 정을 키우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못볼 광경을 보았습니다. 오빠라고 하던 이삭이 리브가와 함께 부부가 할 수 있는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큰 충겨을 받고 이삭을 부르고는 호통을 칩니다. 그는 이삭을 보며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것입니다.

 

이삭은 정말 가슴철렁했을 겁니다. 아내 때문에 죽을 것 같아서 거짓말을 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이거 이제 죽었구나..그랬는데, 아비멜렉이 예상치 않은 이야기를 합니다. 자칫 했으면 너의 그 잘못된 행동으로 우리 중 하나가 그녀와 동침할 뻔 했고, 우리가 죄를 지을뻔 하지 않았는가? 이삭은 이 땅 사람들이 능히 그러고도 남을 후안무치하고 잔혹무도한 사람으로 보았는데 의외로 그들은 도덕심이 뛰어났던 것입니다. 아비멜렉은 그 백성들에게 이삭의 아내와 그 가족을 보호하는 왕명을 내립니다.

 

그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그 왕궁을 나왔고, 이후 부부로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이 경험으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먼저 치졸한 계책을 유일하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그는 아비멜렉에게 꾸짖음을 듣고 또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런 속에서 자신과 그 가정을 모든 위험 속에서 건져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을 것입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은 같은 경험을 두 번이나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브라함과 이삭의 경험에서 큰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일이 다 벌어지고 난 뒤 하나님께서 이를 수습해주셨지만, 이삭에게는 하나님께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머물러 살라고 하셨을 때 하나님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신다는 사실을 이번 사실을 통해 깨달았던 것이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오늘 하루의 삶을 열어갑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