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6: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너는, 내가 바로에게 하는 일을 보게 될 것이다. 틀림없이 그는 강한 손에 밀려서, 그들을 내보내게 될 것이다. 강한 손에 밀려서야, 그들을 이 땅에서 내쫓다시피 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동안 이집트에서 살았다. 그 중 몇 백년은 그 땅에서 안전하고 평안하게 잘 살았다. 그래서 그들의 수는 급격하게 늘었고, 한 국가를 이루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그들은 그 땅에서 사는 걸 만족했고,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면서 그들은 이집트의 새로운 왕조에 의해 적대시 되었고, 급기야 노예로 전락하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집트는 더이상 그들에게 안전과 번영을 주는 땅이 아니라 고통과 모멸감을 주는 벗어나고 싶은 땅이 되었다. 그제서야 그들은 잊었던 하나님을 찾았고, 구원해달라고 부르짖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부르짖음을 듣고서야 그들을 살폈으며, 그들에게 한 약속을 상기하고는 모세를 보내었다.
모세는 하나님께 등 떠밀려 억지로 이집트의 왕에게 가기는 했으나 도리어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되었다. 바로는 모세의 말에 진노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역을 더 심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그들은 모세를 배척했다. 모세는 시작부터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더이상 이 일을 하지 않겠노라고 한다. 이집트 왕은 완고하고, 백성들은 자신을 배척하고, 하나님도 적극적으로 도우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모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구원은 불가능할 듯 보인 것이다.
이번에 입교한 우리 교회 아이들, 요섭이, 유진이, 성민이.
내가 봐도 불가능하다. 만일 내가 모세였더라도 난 안하겠다고 버텼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받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이 땅을 어떻게 하든 벗어나겠다고 하는 강력한 의지가 있어도 가능할까 말까한 이야기인데, 그들은 온전히 수동적이며, 자신의 삶을 개척하거나 바꾸어볼 생각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그저 지금 당하는 고통을 조금 더 줄일 수만 있다면 된 것이다. 그들은 철저하게 노예근성에 길들여져 있다. 그러니 조상들에게 허락한 약속의 땅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그걸 자기들 눈 앞에 가져다 준다면 들어가볼 용의는 있지만 지금 겪는 박해를 견뎌가며, 먼 길을 떠나 그곳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이다. 이런 의지가 없는 이들을 어떻게 구원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일은 아예 시작을 말아야 한다.
만일 이 일을 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무턱대고 가자고 끌어낼 일이 아닌 것이다. 스스로 가게끔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스스로 그 자리를 떨쳐 일어나서 하나님이 약속한 그 땅에 대한 열망을 갖고 길을 떠나게 할 수 있을까?
최소한 네 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는 그들이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
그저 옛 이야기로 들었던 전능한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전능한 하나님으로 체험해야 하며, 그 옛날 이야기로 내려온 약속이 아니라 지금 나의 약속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려면 먼저 그들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을 믿고, 그 말을 들을 것이 아닌가?
둘째는 그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해주어야 한다.
지금 그들은 아주 오랫동안 노예 근성에 길들여져 있다. 난 노예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고, 스스로 그 정체성을 갖고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당당히 그 자리를 떨쳐 일어나고, 하나님의 백성이 살 땅을 향해 나아갈 것이 아닌가? 노예로 길들여져 온갖 수욕을 참으며 살아왔고, 천대 받는 인생이었지만 이젠 아니다, 난 하나님의 소중한 사람이며, 하나님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셋째는 이 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여긴 약속의 땅이 아니라 치욕과 고통의 땅이며, 난 여길 떠나야 제대로 살 수 있다는 현실 인식과 함께, 이제껏 이 땅에서 살아왔던 모든 추억을 지워야 한다. 이땅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 떠날 수 있다. 정을 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구원의 길로 가다 뒤돌아보다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처럼 될 수 있는 것이다.
넷째는 이 땅의 백성들이 스스로 포기해야 한다.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노예다. 스스로의 힘으로 떨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경제력도 군사력도 없다. 이 땅의 백성들이 미련없이 이들을 보내주어야 나갈 수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지금 모세에게 이렇게 하시겠다는 것이다.
구원은 정말 급한 일인데, 하나님은 그 급한 순간에 지름길로 가지 않고,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데 때때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430년을 참았고, 또 모세가 하나님 말 들을 때까지 80년을 참았다. 그리고 지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철이 들고,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또 참고 기다리며, 그 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하나님의 의중을 읽다보면 환장하겠다. 그런데 조금만 더 두고 보면 된다. 하나님은 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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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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