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창33:1 야곱이야기]당신 얼굴에 비친 하나님의 모습

코이네 2016. 10. 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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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얼굴에 비친 하나님의 모습

본문 : 창세기 33장 1-11절

2016.10.2 소토교회 주일낮예배 설교

 

1. 용서를 넘어 화해의 자리로

 

용서에는 용서를 비는 것과 용서를 하는 것 두 가지의 의미가 다 들어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잘못을 했을 경우 적극적으로 용서를 빌어야 하고, 또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살아갈 수 있으며, 하나님의 용서를 체험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용서를 빌 때는 나 중심이 아니라 상처받은 상대가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손해를 끼쳤다면 합당한 배상을 해주어야 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면 그 상처가 치유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며, 한 번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두세 번 그 사람이 용서하도록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그가 용서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이제 하나님이 하실 일이기에 하나님께 맡기고, 과도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용서할 때는 어떻습니까? 잘못을 한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하며 용서를 구한다면 좋겠지만, 그 사람이 사과를 하든 않든 간에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용서하고 살아야 합니다. 용서라고 하는 것은 그 문제의 판단과 복수를 하나님께 맡기며, 그 일로 인한 그 사람에 대한 증오와 미움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죄인을 불쌍히 여기며, 좀 더 나아가서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태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자신을 미움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으며, 마음의 평정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용서는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죠.

 

그런데, 살다보면 용서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화해를 이루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용서를 넘어 화해의 자리까지.. 오늘은 야곱을 통해 어떻게 화해에 이르게 되는지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봅시다.

 

2. 시간이 도와주질 않는다

 

우리는 흔히 세월이 약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나 오해 같은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잊게 되고 이해가 된다는 것이죠. 물론 사람이 자라면서 생각도 깊어지고 마음도 너그러워지면 또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상처는 빨리 치유해야지 시간을 두면 더 곪고 썩어갑니다. 사람의 마음에 미움과 증오의 쓴뿌리가 마음에 자리를 잡고 그 마음에서 조금씩 야금야금 깊이 뿌리를 내려갑니다.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사실에서 아닌 사실까지도 사실인 것 같은 오해가 더 쌓여서 응어리가 되고, 한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그것이 묵혀 있다 때가 되면 터져 나오는 것이죠.

 

에서는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음에 숨겨두었던 분노가 다시 터져나왔습니다. 400명의 군대를 이끌고 야곱을 징벌하기 위해 질풍노도와 같이 말을 몰고 달리는 것이죠. 여러분 야곱이 저지른 잘못은 형과 아버지를 속여 그의 축복을 가로챈 정도입니다. 야곱의 행동이 얄밉기는 하지만 에서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에서의 분노는 야곱이 저지른 잘못과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간절곶

3. 기도하였다

 

형 에서가 자신을 향해 400인의 군대를 이끌고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은 어떻게 했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 저는 두 번의 설교를 했습니다. 하나는 ‘뭣이 중헌디?’ 라는 말씀으로 기도는 야곱을 변화시켰고, 결과 재물이 아니라 형과의 화해를 선택하여, 재물보다 형제의 화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을 설교했습니다. 그리고 얍복강에서 천사와 씨름하면서 ‘나를 축복하소서’ 라며 한 차원 더 높아진 하나님의 복을 구했습니다. 이전에는 나를 부유하게 하는 하나님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하나님을 구했던 것입니다. 나를 부유하게 하시고, 나에게 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넘어 ‘나의 하나님’..다른 조건이 붙지 않는 오직 하나님 그 자체를 바라고 소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야곱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이스라엘’ 하나님과 싸워 이긴 사람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로서 첫 아침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여전히 저 멀리 형은 자신을 향해 질풍노도처럼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런 형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갖췄습니다.

 

4. 화해를 위해 하나님이 주신 지혜

 

1) 선물을 주었다.

 

야곱은 먼저 에서에게 진심이 담긴 선물을 줍니다. 이제껏 정말 뼈빠지게 고생하여 모은 것이지만 형과의 화해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놓습니다.

잠18:16 “선물은 그 사람의 길을 너그럽게 하며 또 존귀한 자의 앞으로 그를 인도하느니라”

고 하였습니다. 야곱은 자신의 재물을 아낌없이 형의 마음을 너그럽게 할 수 있는 선물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씩이나 그의 형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합니다.

 

2) 진심이 우러나는 행동

그리고 형의 군대가 그 앞에 보이기 시작할 때 그는 형을 만나기 위해 나가는데 몸을 땅에 굽혀 마치 정복군을 향해 패잔병이 항복을 하러가는 그런 겸손한 모습으로 나아갑니다. 자기 생명을 얻기 위한 비굴한 행동이 아닙니다. 그의 이런 행동은 지금까지 자기로 인해 상처받았을 형을 위한 예의이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인 것입니다. 사람이 비굴하게 굴면 상대는 거만해지거나 교만해집니다. 하지만 진심에서 나온 행동은 상대를 감동시킵니다. 야곱의 이런 행동은 에서를 감동시켰고, 그들이 서로 만났을 때 둘은 얼싸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진심이 통한 것입니다. 사과는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5. 에서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본다면

 

자 그럼 이 상황을 상상력을 동원해서 에서의 입장에서 한 번 풀어보도록 합시다.

 

에서는 동생 야곱이 이제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가 부리는 400인의 군대를 동원해 야곱을 맞으러 나갑니다. 그의 성격도 그렇지만 야곱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20년이나 마음에서 자라고 있던 쓴뿌리가 고개를 듭니다. 그리고 아랫배에서 뭔가 쓴 물 같은 것이 흐르는 느낌이 들면서, 옛날의 그 일이 생각이 나고, 분노가 일어납니다. 그의 눈에 분노에 물들고 말에 안장을 채우고 활을 잡고 허리에 칼을 차고 그렇게 전투준비를 합니다. 그의 부하들은 그의 비장한 모습을 보면 묵묵히 에서를 따라나섭니다. 말을 달리는 동안 에서의 마음은 점점 더 끓어오르며 눈에서 불꽃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가는데 그의 발을 멈추게 하는 무리가 보입니다. 엄청난 소와 양떼 그리고 종들이 손에 들고 있는 보물들, 그들은 이것은 야곱이 그 주인 에서에게 보내는 선물이라고 합니다. 에서는 피식 웃습니다. 그것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시 말에 박차를 가하여 야곱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런데 좀 있으니 다시 그의 발길을 잡는 무리가 보입니다. 역시 똑 같은 말을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에서는 더욱 분노합니다. 이것이 돈 좀 벌었다는 말이지? 건방진 녀석, 이 따위 재물로 내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보느냐? 더욱 분기탱천해져 말을 몹니다. 그런데 또 좀 지나니 같은 무리가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똑 같은 말을 듣습니다. 순간 에서의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이게 뭔가? 방금까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분노가 줄어들고, 그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 저런 생각들이 자리를 잡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을 그대로 방치해버리면 우리는 더욱 악한 생각 완악해진 태도를 갖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시고, 좋은 생각이 나도록 도와주시고, 우리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도록 도와주시면, 이전에 없었던 아니 죽어있었던 좋은 것들이 살아나기 시작하며, 그 마음이 바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에서에게 그렇게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저 멀리 그의 동생 야곱이 보입니다. 그 옛날 자기를 떠날 때에는 뺀질뺀질하니 그저 보기만 해도 죽일만큼 미운 모습이었는데, 20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간에 고생한 표가 야곱의 얼굴에 다 드러나 있습니다. 저 녀석 20년동안 집을 떠나 정말 고생했구나, 나는 속았다는 미움으로 고통스러웠지만 저 녀석은 부모 곁을 떠나서 정말 죽도록 고생했겠구나, 측은한 마음이 들고 불쌍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만큼 성공했으면 그저 다르게 살아도 될 터인데 이렇게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려 하고, 자신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집을 찾아오는구나..

 

그런데, 그 야곱이 저 멀리서 자신을 보자마자 얼굴을 땅에 대며 절을 합니다. 그리고 몇 걸음 더 앞으로 나오면서 또 절을 합니다. 일곱 번을 그렇게 절을 하며 자신을 맞으러 나오는 야곱을 보며 순간 에서의 마음이 울컥하며,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어 그도 야곱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 손을 잡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눈에서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그들은 서로 끌어안고 그렇게 한참을 웁니다. 그 흐르는 눈물에 그간 쌓였던 미움도 설움도 섭섭함도 다 씻겨 흘러내려갑니다. 그렇게 두 형제는 화해하였습니다.

 

야곱은 그 형 에서의 얼굴을 보며, 하나님께서 우리 형제를 이렇게 화해시켜주시는구나, 그 형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 형에게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형님도 나를 기뻐하심이니이다” 그렇게 고백합니다. 여러분 이렇게 용서하는 모습, 바로 이 속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모습이 있는 것입니다.

 

 

6. 형제의 뜨거운 상봉과 효도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야곱의 이런 행동이 어리석어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뭐하려고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자기를 미워하는 형과 억지로라도 화해하려할까? 20년을 서로 모르고 살았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살면되지 뭐가 아쉬워서 그렇게 화해하려고 할까? 그런데 여러분 이 화해 속에 우리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세 가지의 귀한 것을 야곱은 얻었습니다.

 

첫째는 이제껏 잃어버렸던 부모님을 만났고, 형을 찾았습니다. 흔히 어렵고 큰 일을 당할 때 우리는 가족 밖에 없다는 말을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서로 화목하게 그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는 것,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입니다.

 

둘째는 그 아버지의 임종을 곁에서 지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형과 함께 부친의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효입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야곱은 형과 화해했기에 인간의 도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셋째는 하나님과의 약속과 명령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과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얍복강에서 하나님께서 네 고향 네 족속에게 돌아가라는 명령을 되새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과 하신 약속과 명령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그의 족속이 번성해지는 것 역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야곱의 사명이며, 하나님이 야곱에게 바라시는 것입니다. 야곱은 형과 화해함으로 이를 지키며 이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야곱이 이스라엘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야곱이 이스라엘이 된 후 첫 번째 한 일이형과의 화해였습니다. 그리고 형과의 화해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형제가 서로 화해하고 연합하며 사는 것에 대한 시편의 말씀입니다.

 

133:l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2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3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by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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