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네설교

아골골짜기 왜 괴로움의 골짜기라 이름했는가?

코이네 2011. 11. 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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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 7장, 아이성의 패배와 아골골짜기의 통곡

 

 


여호수아 7장

아이성의 패배와 여호수아의 통찰력



여리고성의 승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또 하나의 자신감을 얻게 했습니다. 이런 난공불락의 성도 고함 한 번 지르니 무너지는구나,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우리는 언제나 승리한다, 우린 이길 수 있다 하는 자신감이죠. 그런데 이것이 자칫 잘못하면 자만심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여리고성을 정복하고, 모든 상황을 정리한 후 2차 타켓을 정합니다. 그 타켓은 여리고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이성입니다. 아이성은 이스라엘의 두번째 전략적 요충지인 벧엘에서 3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벧엘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꼭 정복해야 할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리고성과 마찬가지로 아이성 역시 정복하기가 만만치 않은 성입니다. 일단 여리고가 평원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아이성은 해발 800m 의 고산지에 위치해 있었고, 그곳으로 올라가는 길은 심하게 비탈져 있었습니다. 인구는 12,000명 정도의 다른 성에 비해서는 작은 성이지만, 이스라엘 군대 3-4천명 정도로 정복하기에는 벅찬 곳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이곳을 정탐한 사람들은 이 성의 전력을 아주 얕잡아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전쟁은 물어볼 것도 없이 이스라엘의 대패로 끝납니다. 아마 난공불락의 여리고를 너무 쉽게 정복하다 보니 착시현상을 가진 모양입니다. 이렇게 이스라엘은 이 전투의 패배로 인해 모든 백성들이 낙담하게 되는데, 성경의 표현을 빌자면 마음이 녹아 물같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성 전투에서 패하자 여호수아는 좀 돌발적인 행동을 합니다. 바로 하나님 앞에 엎드려 우는 소리를 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여호수아는 이 전투가 끝나자 마자 단지 전투에서 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의 기도 내용을 살펴볼까요?

여호수아는 먼저 하나님께 차라리 이곳으로 오지말고 요단 건너편 땅에 머물르는 것이 좋았겠다며 어찌하여 이곳으로 인도하셔서 우리를 아모리 사람들에게 멸망당하게 하고, 또 하나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내용을 좀 더 곱씹어 보면, 이번 전투 때 하나님께서 평소와는 달랐다는 것을 감지한 것입니다. 즉 이번 패배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자만심도 있었지만, 그렇다 해도 평소처럼 하나님께서 도와주셨다면 충분히 이길 수도 있는 전쟁인데, 정작 그 하나님의 도움이 없었다는 것을 꼬집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이렇게 하실 바에야 우리를 왜 인도하셔서 결국에는 하나님 이름만 더럽힌 꼴이 되지 않았습니까? 하는 것이죠. 하나님 왜 그러십니까?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그렇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번 아이성 패배 배후에 숨겨진 리얼스토리를 들려주십니다.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바쳐야 할 물건을 훔쳐서 숨겼다는 것이죠. 여리고성을 무너뜨릴 때 그 탈취물에 대해 그렇게 주의하라고 경고했는데도, 탐심을 이기지 못하고 숨겼다는 것입니다. 그 탐심과 도적질의 결과가 아이성의 패배가 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주모자를 색출하고, 본보기로 엄한 처벌을 내릴 것을 명합니다.

하나님의 이 말씀을 들어보니 이번 아이성 전투의 패배가 이해가 갑니다. 사실 이번 아이성 전투는 몇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거든요. 일단은 앞서 지적했듯이 자만심에 빠져 있었습니다. 여호수아도 그랬습니다. 보통 전투를 하기 전에 항상 지도자들은 하나님께 이 전투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하나님께 먼저 묻는 신탁을 한 후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호수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런 자만심과 영적인 교만이 눈에 보이는 첫번째 원인이죠.
 
두번째는 백성들이 아이성에 올라가다 36명쯤 죽자 바로 더이상 싸우지 않고 바로 도망쳤다는 점입니다. 전투에서 사람이 죽는 것은 다반사이고, 36명은 그리 큰 숫자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죽음을 보자 나살려라 하고 도망쳐버린 것이죠. 이전에는 죽기 살기로 싸웠던 그 용맹하던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자기 목숨을 먼저 생각해야 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아간처럼 이제는 자신이 지키고 누려야 할 숨겨논 재산이 있어서, 괜시리 전쟁에 죽기라도 하면 이것들 아까워서 어떡하냐는 것이죠. 그런 마음들을 갖고 보니 선뜻 전투에 나설려는 사람이 없고, 모두 여기서 죽으면 개죽음이라는 생각에 슬슬 뒷꽁무친 것입니다. 이것이 이번 전투 배후에 숨겨진 리얼 스토리였던 것이며, 하나님은 이것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우린 때때로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갖기 십상이고, 이것이 그 공동체를 좀먹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합니다. 바로 그 대표적인 사람이 아간입니다. 아간 생각에 설마 나 하나쯤이야 했는데, 이것이 이런 큰  결과를 야기할 줄 몰랐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아간을 찾아내었고, 그와 그 가족들 그리고 그의 모든 소유를 근처 골짜기로 끌고 가서 백성들이 돌로쳐 죽일 것을 명합니다. 일벌백계를 하신 것이죠.

사실 그날 그를 돌로친 사람들 중에 가슴이 섬뜩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아간을 향해 돌을 던졌지만 그 돌은 실은 자신들을 향한 것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얼마 전까지 같이 생활했던 자기 이웃을 향해 돌을 던져야 했으니 그 괴로운 마음 또한 얼마나 컸겠습니까? 그를 용서해주고 싶어도 그 때문에 수십명의 전우가 목숨을 잃었으니 이 또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계곡을 아골 골짜기, 풀이하면 괴로움의 골짜기로 이름을 지었던 것입니다.



by 코이네 소토교회 박동진 목사